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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동영 대통령 위해 최선 다하겠다"

[정-손 회동] 손, 선대위원장 제안 수락할 듯

등록|2007.10.19 20:55 수정|2007.10.19 22:15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저녁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 권우성


[2신 : 19일 밤 10시 20분]

손학규 "어떤 것이 도움될 지 정리해서 결정"
정동영 "3인 공동선대위원장 맡아달라" 제안에 긍정적 검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손학규 전 지사에게 정식으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손 전 지사는 즉석에서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19일 저녁 경선 후 손 전 지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당연직인 오충일 대표와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 세 분이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고 민병두 의원이 전했다. 정 후보는 또 "당 따로, 선대위 따로 굴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과 선대위가 일원회 돼서 굴러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밝혔다.

이에 대해 손학규 전 지사는 "정 후보와 미래평화 세력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을 다하겠다.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일을 할 의지가 되어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어떤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는지 정리해서 결정하겠다"며 수용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민병두 의원은 "선대위원장 수락에 긍정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이해해도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손 전 지사측 송영길 의원도 "선대위원장 수락을 바로 이 자리에서 결정할 수 없고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면서도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고 말해, 사실상 손 전 지사가 선대위원장직 수용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송 의원은 "손 후보가 형식이 아니라 진실로 정 후보를 도울 뜻 가지고 있다"며 "민주평화세력이 집권해야 역사가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고, 확실히 정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회동에서 정 후보는 "소속 의원들이 열정을 다해서 뛸 수 있도록 독려하고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며 "(경선에서) 손 전 지사와 함께 했던 사람들, 정책을 만들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린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선대위 구성에 있어서 '탕평책'을 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손 전 지사도 "그렇게 하라"며 동의했다.

다만 손 전 지사는 "당을 쇄신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당이 정동영 후보의 승리 뿐 아니라 나라를 맡겨도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당의 현재 모습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당 쇄신 위해 함께 나가자"고 당부했다.

정 후보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 하늘이 도와서 우리가 승리한다면 내가 도구가 되어서 잘 모시고 가겠다"며 깊은 신뢰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2시간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과 관련 민병두 의원은 "당에 발전 방안, 대선 승리 방안, 국정 현안과 여러가지 아젠다에 대해 폭넓게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다음은 민 의원이 전한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 전 지사의 대화 내용이다.

정동영 "당연직인 오충일 대표와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총리 세 분이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 당 따로 선대위 따로 굴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원화해서 당과 선대위가 굴러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손학규 "대선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 내가 한나라당에서 나온 것도 역사가 뒤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신당에 합류했다. 정 후보와 미래평화 세력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당을 쇄신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당이 정동영 후보의 승리 뿐 아니라 나라를 맡겨도 안심할 수 있도록 당이 함께 노력해서 그런 능력을 쌓고, 선거 과정을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다. 당의 현재 모습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당 쇄신 위해 함께 나가자."

정동영 "감사하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 말씀인데, 141명 전원이 배낭을 메고 현장에 들어가서 사즉생으로 임한다는 각오를 갖도록 모두 노력하자.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 하늘이 도와서 우리가 승리한다면 내가 도구가 되어서 잘 모시고 가겠다. 당과 뜻을 맞추고 손 전 지사와 열정을 같이하고 사람들 힘 합쳐서 좋은 나라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이 중심이 돼 민심을 듣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소속 의원들이 열정을 다해서 뛸 수 있도록 독려하고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 손 전 지사가 말한 새 정치의 길과 뜻에 200% 공감하고 가슴에 새기고 가겠다. 손학규 전 지사와 함께 했던 사람들, 정책을 만들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린 사람들과 함게 가고 싶다."

손학규 "그렇게 해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을 다하겠다. 대선 승리 위해 모든 일을 할 의지가 되어있다. 어떤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는지 정리해서 결정하겠다."

다음은 이날 회동 내용에 대한 민병두.송영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손학규 전 지사가 선대위원직을 수락한 것으로 봐도 되나?
민병두 "선대위 수락은 긍정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송영길 "당 승리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위원장 수락을 바로 이 자리에서 결정할 수 없고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했다.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손 후보 도왔던 의원 모임에서 나온 말이지만, 손 후보가 형식이 아니라 진실로 정 후보 도울 뜻 가지고 있고, 본인이 정치에 나선 뜻이기도 하고, 민주평화세력이 집권해야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고, 확실히 정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 손 전 지사가 수락을 유보한 이유는?
송영길 "지지했던 분들 의견을 수렴해서... (그 의원들이) 허탈한 마음이 있을텐데, 후보가 쭉 수렴해서 하지않고 혼자서 하면... 단순히 미룬다는 것보다는 경선 함께 했던 분들의 뜻도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소속 의원 대다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선대위 구성은 언제하나?
민병두 "오늘 그런 구체적인 것은 얘기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대선 전반에 걸쳐 변수와 의제에 대해 빠른 속도로 이해를 같이 했다."

- 선대위 구성 문제는 얘기 안했나?
민병두 "오늘은 대선 과정에서 나올만한 이명박의 강점, 약점. 민주평화세력의 단결 등에 대해 얘기했다."
송영길 "당에 대한 인식이 일치했다. 기존의 권력을 보면 군사독재 시절 당이 더 중심적 역할을 했는데, 민주화 정권에서 당이 더 무시되는 역설적인 일이 있었다. 당이 중심이 되어서 해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다."
민병두 "오늘 밥값은 축하를 위해 손 후보가 냈다."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저녁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권우성

[1신 : 19일 밤 9시 30분]


손학규 "정동영 대통령 위해 최선 다하겠다"

대선후보 경선 직후 당내 결속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9일 저녁 경선 후 처음으로 손학규 전 지사를 만났다.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정 후보에게 "역사를 되돌리지 않고 전진해야 하고, 민주개혁세력의 승리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내가 최선을 다해 내 역할을 하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고맙다. 선배가 흔쾌히 도와주시면 국민들이 좋게 보고, 도와주실 것"이라며 "선배가 결단해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발판을 마련했고,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도와주신다니 꼭 승리해서 보람을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손 전 지사도 "신당의 창당정신에 따라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손 전 지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선 패배 후 정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손 전 지사도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정 후보를 도와 대선을 승리하는 것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당내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과 경쟁할 때보다 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받은 이해찬 전 총리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다. 정 후보는 이날 손 전 지사와의 회동에 이어 20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21일 이해찬 전 총리를 잇따라 만나 협력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측 민병두 의원은 "일주일이내에 당을 단합시킬 수 있다. 또 그래야 하는 절박성이 있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 후보는 또 예비경선에서 함께 겨뤘던 추미애 전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을 만나서도 선대위 참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최재천 대변인은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예정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전까지 그와 관련된 조직구성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 전 지사의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이다. 비공개 자리에는 백세주가 몇 병 들어갔고, 정 후보와 손 전 지사는 "위하여"를 위치며 건배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 찍으며) 정동영 "손에 손잡고..."

손학규 "다시 한번 축하한다.

"어디 다녀오셨나.

"미안히다. 오늘이 금요일 저녁인지 깜빡 잊었다. 먼데서 오는데 고속도로에서부터 막히더라. 계산 착오가 났다. 미안하다."

"잘 쉬었다. 쉬고 있었다."

"편하게 쉬지도 못했겠구만. 기자가 이렇게 잔뜩 있는데 어떻게 쉬었겠나."

"여기 자주 오시냐?"

"여기 유명한 집이다."

"저도 가끔 온다."

"문화 예술인들이 좋아한다. 예술하는 사람들도..."

"좀 쉬셨나?"

"집사람이 바닷가에 가자고 해서 바닷가에 갔다왔다."

"기를 받고 오셔서 얼굴이 평안해 보인다."

"바다가 평화롭고 좋다. 그런데 그 전에는 동해바다가 깨끗하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요근래에 서해안이 아름답고 운치있더라. 음식도 다양하다. 바닷가에 관광객이 많다. 경기도지사 처음 되어서 수산업이 있는지 생각 못했다. 공약집에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식을 못했다. 도지사 되고 서해안에 많이 갔다. 레저관광 차원에서... 투자도 많이 했다. 치어방류도 하고 어초 뿌리기도 많이 했다. 수자원도 많이 생기고 물이 깨끗해졌다. 국민에게 생산도 중요하지만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계기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 자체가 새로운 산업이다. 규모가 작은 여관은 펜션이고, 큰 것은 모텔이다. 앞으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바뀔 것 같다. 가든하면 불고기집, 오리집. 펜션은 규모가 작은 여관. 모텔은 좀 큰 여관. 처음 영국가서 당황스러운 일이 많았다. 우리가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한 영어를 영국사람들은 못 알아 듣더라."

"바쁘죠?"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다. 몸 고생도 많았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 후보가 역사의 진전을 위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손의 팔을 잡으며) "위로 말씀 드린다."

"역사를 되돌리지 않고, 전진해야 하고, 민주개혁세력의 승리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내가 최선을 다해 내 역할을 하겠다."

"고맙다. 선배가 흔쾌히 도와주시면 국민들이 좋게 보고, 도와주실 것이다. 선배가 결단해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발판을 마련했고,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도와주신다니 꼭 승리해서 보람을 드리겠다."

"신당의 창당정신에 따라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맙다. 손 꼭 잡고 12월에 승리하겠다."

손 (민병두 의원 등을 두드리며) "이 사람때문에 내가 지기는 했지만...하하."

정 (민병두 의원에게) "경기고 선배 잘 모셔라."

"새 정치 하자는데 학연, 지연 따지지 마라. 하하"

송영길 (정동영 후보에게) "축하드린다."

"고맙다. (경선 과정에서) 송 의원에게 심하게 욕을 해서 부담이 많았다. 같이 가자."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저녁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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