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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채용박람회, '기업과 구직자, 눈 맞기 힘들어'

참여기업·채용인원 늘었지만 원하는 조건 서로 달라

등록|2007.10.20 14:26 수정|2007.10.20 14:27
대전지방노동청 천안지청(지청장 조건휘)이 주최·주관하고 천안·아산대학취업지도자협의회가 후원하는 ‘2007 천안 채용박람회’가 지난 16일(화)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비해 참여기업과 모집인원도 늘었지만 그에 비해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해 채용박람회 참가기업은 지난해보다 9개 늘어난 61개 기업. 모집인원은 지난해 199명의 2배를 훌쩍 넘는 465명이었다. 그러나 천안종합고용지원센터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수가 지난해 4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던 것에 비해 올해 31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행사 결과는 24명이 현장에서 채용됐고 519명이 현장 1차 면접에 합격, 기업별 추가면접을 통해 채용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지난해 457명이 현장 면접을 통과한 것에 비하면 약 60여 명이 늘어난 성과지만 모집인원이 2배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 이는 곧 기업에서 2차 면접까지 필요하다고 판단한 구직자수 자체가 부족했다는 뜻.

그러나 구직자에게만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할 것은 아니다. 참가기업들이 제시한 모집예정 총 인원 465명 중 66.6%에 해당하는 310명이 경비·청소·생산·기능직이고, 전문직과 준전문직은 20%수준인 93명에 불과했다. 또한, 사무·영업·서비스 등 단순사무직이 62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아산대학취업지도자협의회와 함께 지역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채용박람회는 ‘서로 딴 곳만 보는’ 행사에 그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천안종합고용지원센터 곽필순 취업지원팀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고용지원센터 이용자는 63%, 구인기업은 27% 증가했지만 전문직은 여전히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 지역내 대학생들의 대다수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어, 졸업 후에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으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채용박람회에 지역 우수기업을 지속적으로 섭외해 지역 인재와 연결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 역시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박람회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원인이다. 채용인원의 66.6%를 경비·청소·생산·기능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편, 올해 처음 시도된 ‘모의면접 콘테스트’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현장에 나와 응모자들과 공개면접을 치렀다. 모의면접 콘테스트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단국대학교 이효철(경영4)씨에게 표창장과 부상이 주어졌다.

곽필순 팀장은 “사실상 대기업 면접은 기회조차 얻기 힘든 현실에서, 참여자와 관람객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콘테스트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지속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과 아산에 발행하는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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