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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희망재단, 새롭게 소개하는 나눔의 길 4선

등록|2007.10.20 16:37 수정|2007.10.20 16:41
“이 세상에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다. 양 손에 더 많은 것을 움켜쥐는 것도 좋지만, 한 손 쯤은 남을 위해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 나누고 난 빈손엔 더 큰 행복이 채워진다.”
<최고의 선물>에 등장하는 한 구절이다. 책 속 구절처럼 우리 삶 속에 나눌 수 있는 것들은 너무 많다. 전국 최초의 지역사회재단으로 지난해 8월 31일 천안에서 창립한 풀뿌리희망재단.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풀뿌리희망재단이 지난 16일 “함께 만드는 기빙 천안 2007” 행사를 통해 새로운 나눔의 길을 선보였다.
기부와 보험이 만났다. ‘1+1 희망기부보험’

현대인들에게 보험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개인적인 용도로 가입하는 보험에 나눔을 결합할 수는 없을까. (개콘 버전으로 표현하자면) ‘왜, 없겠습니까?’ 좋은 일도 하면서 내가 어려울 때는 힘이 되는 보험이 있다.

풀뿌리희망재단은 LIG생명과 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1+1 희망 기부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기부보험이란 보험금 지급요건 발생시 그 수익자를 사회복지재단 및 비영리단체로 지정하는 선의의 선진 기부문화이다.

▲ LIG생명과 이충근 풀뿌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기부보험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윤평호

기부자는 기부보험 가입을 통해 일상중의 재해에 24시간 보장받을 수 있고 기부한 금액은 기부금 공제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보편화됐고 우리나라에서도 몇해전부터 몇몇 보험사가 기부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지역사회재단과 연계해 운영되는 기부보험은 ‘1+1 희망기부보험’이 최초다. 10년납, 10년만기의 월 보험료 2만원 기준해 가입후 2년차부터 매년 15~16만원이 총 8회 재단에 기부된다. 보험기간 만기시에도 적게는 77만원, 많게는 80만원에 풀뿌리희망재단에 기부된다. 가입자는 교통재해 사망보험금, 장해급여, 장제비 등이 보장된다.

조명숙 풀뿌리희망재단 사무국장은 “기업은 사회공헌을 도모할 수 있고 기부자는 보장을 받으며 재단은 기부를 활성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삼조”라며 “기부보험을 선보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나눔을 권하는 희망가게, 특별한 날을 기부하는 날로

개인가게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시민들을 위한 나눔의 길로는 ‘희망나눔가게’가 있다. 희망나눔가게는 수입의 일정액을 매월 기부, 지역에 필요한 나눔을 실천하는 곳. 수익의 기부 뿐만이 아니라 가게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도 나눔과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을 제공한다.

풀뿌리희망재단은 “함께 만드는 기빙 천안 2007” 행사에서 ‘희망나눔가게’ 1호점을 발표했다. 희망나눔가게 1호점의 영예를 안은 곳은 쌍용동에 소재한 한정식집 ‘마실’(대표 박노식). 10월부터 마실은 매달 재단에 정기적으로 30만원을 기부한다.

▲ 희망나눔가게 1호점인 마실과 풀뿌리희망재단이 협약을 체결했다. ⓒ 윤평호


마실은 희망나눔가게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지역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 9월부터 한달에 하루씩 시민단체 한곳과 연계해 ‘해피데이’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해피데이에서는 하룻동안 시민단체가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단체를 홍보할 수 있고 그날의 수익금 가운데 절반은 단체에 기부된다. 첫달은 천안KYC, 이번달에는 천안YMCA가 ‘해피데이’에 참여했다.

특별한 날을 ‘기부하는 날’로 정한 곳도 있다. 풀뿌리희망재단과 협약을 맺고 ‘새생명 축하 기금’을 신설한 천안 연세앙즈로산부인과가 대표적인 사례. 연세앙즈로산부인과는 이달부터 병원에서 신생아 한명이 탄생할 때마다 5천원씩을 기금에 적립한다. 신생아의 부모에게도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의미로 5천원의 기금 적립을 권한다. 가족이 원할 경우 기금 적립은 매달 이어갈 수도 있다. 적립된 기금은 좋은 일을 더 좋게 하는 재단의 인큐베이팅 사업에 쓰인다.

▲ 풀뿌리희망재단이 천안 연세앙즈로산부인과와 새생명 축하기금을 만들었다. ⓒ 윤평호


‘새생명 축하 기금’의 홍보를 위해 풀뿌리희망재단은 병원에 홍보알림판 2개를 설치하고 병원과 재단 홈페이지에도 ‘새생명 축하 기금’ 신설을 알리는 팝업 광고를 게재할 예정. 연세앙즈로산부인과에서는 한달 평균 100명의 아이가 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혜란 풀뿌리희망재단 이사는 “새 생명의 탄생과 기부의 연결은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며 “천안에서도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가족의 기쁨을 넘어 이타적이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아기들이 점점 많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룹홈 추진 인큐베이팅 기금, 희망리더 양성기금도 신설

풀뿌리희망재단은 ‘새생명 축하 기금’ 말고도 두 개의 새로운 기금을 선 보였다. ‘그룹홈 추진 인큐베이팅 기금’과 ‘터닝포인트 희망리더 양성기금’이 바로 주인공.

그룹홈 추진 인큐베이팅 기금은 천안지역에서 1년 이상 꾸준히 거리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행복 찾는 통기타’를 통해 만들어졌다. 6명의 멤버로 구성된 ‘행복 찾는 통기타’는 거리공연을 통해 이미 성환에 하나의 그룹홈을 탄생시켰다.

그룹홈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부모의 보호 아래 있지 못하는 아동.청소년에게 일반가정처럼 양육과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부모역할을 통해 아이들을 돌보는 소규모 공동생활가정이다.

“함께 만드는 기빙 천안 2007” 행사에서 ‘행복 찾는 통기타’는 그동안 거리공연을 통해 모금한 1200만원을 ‘그룹홈 추진 인큐베이팅 기금’으로 재단에 전달했다. ‘터닝포인트 희망리더 양성기금’은 해외에 살고 있는 한인 동포를 통해 조성됐다. 인연의 계기는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윤혜란 재단 이사를 통해 싹텄다. 미국 체류 중 윤 이사는 LA 한인단체 인사들과 모임에서 Partners라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심진 대표를 만났다.

미국에서도 사회공헌 기금을 운영중인 심 대표는 윤 이사에게 리더양성기금의 신설을 제안, 1000만원을 종자돈으로 내놓았다. 심 대표는 당초 16일 기빙 천안 2007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 사정이 생겨 자리를 하지는 못했다. 행사장에서는 대신 심 대표의 편지가 낭독됐다.

편지에서 심 대표는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서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막상 그 이웃들을 돌보고 있는 리더들을 격려하고 키워 드리는 프로그램과 배려는 부족한 것 같다”며 “작은 돈이지만 씨앗이 되어 리더들을 키울 수 있는 기금이 모여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풀뿌리희망재단 이사들과 '희망의 친구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윤평호

지역에 나눔 문화를 확산할 별동대가 떳다. 지난 16일 “함께 만드는 기빙 천안 2007” 행사에서 첫 소개된 별동대의 이름은 ‘희망의 친구들’.

희망의 친구들은 회사원, 기업주, 공무원, 시민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계층과 영역의 시민 3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 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풀뿌리희망재단’을 소개하고 기부문화의 동참을 유도한다.

희망의 친구 가운데 한명인 이회능 나사렛대 교무처장은 “희망소리를 담아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홍경의 푸르덴셜LT는 “주변에 있는 좋은 분들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영하 천안종합건설 대표는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희망의 친구들 외에 풀뿌리희망재단은 재단 홍보대사 위촉도 추진하고 있다. 조명숙 풀뿌리재단 사무국장은 “지역사회에 희망을 만드는 변화는 나눔과 함께 시작된다”며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5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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