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예와 '맞짱뜨는' 한국 경호계 '잔다르크'
중국어 강사에서 특수 경호원, 대학 교수, 전문 경영인이 되기까지
▲ 경호업계의 '잔다르크'아시아에 처음으로 여성 전문 경호업체를 설립한 고은정 씨. 경호 관련 실무와 이론을 섭렵하여 대학 교수와 전문 경영인이 되기까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 Kimchulsoo Photo
고은정(35)씨는 갈수록 끔찍하고 흉포한 사건 사고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경호업계에 국내 처음으로 여성 경호 전문회사를 설립하여 신선한 충격을 던진 인물이다.
"업무 중에는 털끝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죠. 그러나 업무에서 벗어난 자리라면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놀면서 즐기려고 해요. 노는 방법을 바꾸니 인생도 바뀌더군요."
우리 사회에 여성 경호원이 극소수였던 때 '여자가 무슨 경호야!' 하는 일반의 인식과 통념을 '완벽하게' 깨뜨려보고 싶었다. 곁 사람들이 손을 내저으며 만류했지만 고집불통 무에서 유를 창조해본 사람이라면 그게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 일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세계를 겨눠라! 고은정 씨는 국내 여성 전문 경호회사를 설립했지만 무예의 종주국인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 시장에 코리아의 기상을 떨치기 위해 치열한 일상을 가꾸고 있다. ⓒ Firstlady Photo
잠 자는 서너 시간 외에 모든 시간을 문무(文武)를 갈고 닦는데 쏟았다. 다섯 시면 잠을 털어내고 일어나 새벽 운동으로 하루를 여는 그녀는 이제 대학에 출강하여 후진을 양성하는 교수님으로, 경호학 분야 박사과정을 밟는 학생으로, 퍼스트 레이디라는 이름의 회사를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 일인 다역의 고단한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
최근 그녀는 좀 더 성공한 전문 경영인이 되기 위해 한 가지 욕심을 더 부려보기로 했다. 정통 무예의 종주국인 중국 사회에 진출하여 자신의 경호 서비스 시스템을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것. 얼핏 들으면 무모해 보이지만 이미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그녀는 동료 직원들이 모범을 보여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부터 희망과 비전을 갖지 않는다면 신뢰받는 회사란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녀만의 완벽함과 끝없는 욕심으로 비롯된 '일'때문에 이제 가정에서 ‘쫓겨나기 직전’이라면서 애교 섞인 엄살을 부렸다. 한달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힌 수첩에 밑줄을 그으며 지치도록 치열하게 일상을 창조하는 그녀의 삶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는 <피플코리아>에도 실렸으며 경향신문 <뉴스메이커>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김철수 photoscre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