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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통장 만기... 그것을 찾는 큰 기쁨

탐욕에 눈 먼 그들은 이런 기쁨을 알 수 없다!

등록|2007.10.24 20:58 수정|2007.10.25 09:56

▲ 포털사이트의 대출광고 ⓒ 다음 화면 캡쳐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물신(物神)'이 지상의 최고인 요즘 세상에, 생활비와 월급을 아껴 저축하거나 틈틈이 용돈을 모아 적금을 붓거나 하는 것은 바보취급 당하기 일쑤입니다. 그 돈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권이나 펀드 등 투자 상품에 투자해 더 큰돈을 노리는 것이 현명하고 지혜롭고 합리적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 현대인으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더 풍족하고 나은 삶을 위해 욕심을 부리며 대출받아 돈놀이, 땅투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기본적인 삶조차 살기 막막해 사채를 쓰거나 신용불량이 되는 사람들도 있는데 말입니다.

하여간 매일같이 TV와 신문, 포털사이트 인터넷에서 미덥지 못한 대부업체들이 싼(?) 이자로 돈을 빌려줄 테니 돈 빌려가라고 설쳐대고,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벌고 그 돈에 목매인 세상(유전무죄 무전유죄)에서, 1년 동안 틈틈이 돈을 모아왔습니다.

비정규직 임시계약직으로 일하며 받는 월급 중 10∼20만원은 어머니께 드리고 (아직도 독립하지 못하고 함께 살고 있어서 생활비라도 보태야 할 듯해서… ^-^::) 한 달 교통비 등을 제한 나머지는 적금을 부었습니다. 그리고 용돈을 쪼개거나(사실 용돈이라 할 것도 없지만) '꽁돈'이 생기면(꽁돈이 아니라 열심히 불질한 대가입니다) 은행으로 달려가 통장에 넣어두었습니다.

▲ 적더라도 정직하게 돈을 모은다는 것은 큰 기쁨이 될 수 있다. ⓒ 이장연

그저께가 바로 용돈과 '꽁돈'을 차곡차곡 모은 자유적금통장 만기일이었습니다. 출근길에 은행에 들러 1년 동안 모은 돈을 찾았습니다. 원금과 이자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정말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욕심 많고 영악한 사람들처럼(이런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대접받고, 능력 있는 이들로 평가받는다) 꼼수 부리지 않고 모은 돈을 쥐고 나니, 수십 수백억 횡령해 외국으로 도피한 이들, 부정비리로 추징금을 선고받고도 돈을 내지 않는 고액체납자들, 뻔뻔하게 조세 포탈한 가진 것 많은 이들, 검은 돈으로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들보다 더 행복하게 돈을 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얼마나 많이 모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돈을 모았나가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고 더 큰 기쁨을 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 만기일에 적금을 탔던 통장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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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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