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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눈시울 적시는, 어느 어린 엄마의 슬픈 이야기

'뽀뽀뽀 아저씨'가 만든 모노드라마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 내달 공연

등록|2007.10.25 09:40 수정|2007.10.25 09:53

오주은의 열연 장면'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의 주연 배우 오주은이 연기에 몰입한 장면. ⓒ 이민욱


미성년 나이에 엄마가 된 '미혼모'의 적나라한 현실을 영화 같은 무대에 담아낸 연극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11월 1일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무대에 오르는 연극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이하, <어린 엄마, 수정이>)는 '현실로서의 어린 엄마, 영화 같은 모노드라마'를 표방한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수정은 평범한 여고 2학년 학생이다. 학교 타악반에서 활동하면서 국악인의 꿈을 키워가던 수정은 겨울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캠프를 간다. 그 곳에서 수정은 재미유학생 민수를 만나고,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 하룻밤의 사랑으로 수정은 생명을 잉태하게 된다. 당황한 수정은 낙태를 결심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만다.

엄마에게 이야기도 꺼내지 못한 채 수정은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고 서서히 배가 불러오고 만다. 결국 수정은 엄마 몰래 집을 나와 어느 외딴 섬으로 간다. 그 곳에서 섬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다. 아이의 이름을 '민들레'라고 지은 수정은 제법 엄마답게 아이를 돌보기도 하고, 섬마을 생활에도 점차 익숙해져 간다. 하지만, 수정에게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만은 않다.

주연 배우 오주은 양'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의 주인공인 오주은 양(서울예대 국악과). ⓒ 이민욱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이 이야기는 신인배우 오주은(20)이 단독으로 이끌어 간다. 오주은은 지난 해 열렸던 오디션에서 14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노드라마 형식인 <어린 엄마, 수정이>의 주인공 역을 따냈다. 현재 서울예대 국악과에 재학하고 있기도 한 오주은은 주로 연륜 있는 배우들만이 해냈던 모노드라마를 단 20세 때 맡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작은 체구의 오주은은 보기와는 다르게 힘 있는 연기로 무대를 장악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린 엄마, 수정이>는 한 명의 배우만이 무대에 등장하는 모노드라마지만, 그 구성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림자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이 주인공 수정 외의 다른 인물이 되어 오주은을 돕는다. 또, 음악에 재능이 많은 오주은의 특기를 살려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모노드라마에 화려함을 입혔다.

모노드라마와 다채로운 음악과 영상의 결합을 시도한 작가는 MBC <뽀뽀뽀>와 EBS <딩동댕유치원>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민욱씨. 극 중 수정이 아이를 낳고 지내는 섬마을의 배경이 되기도 한 서해 만리포에서 시나리오를 집필했다는 이씨는 "미혼모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연출은 세종대학교 공연예술 대학원의 조재현씨가 맡았다.

국가청소년위원회 선정 지원작이기도 한 <어린 엄마, 수정이>는 청소년에게 성에 대한 바른 사고와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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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오는 11월 11일까지 평일 8시, 금·토요일은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7시에 공연된다. 문의 02) 3442-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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