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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과 술마시는 의원님들, 곧 총선입니다

[주장] 매년 반복되는 국회의원들의 국감 중 음주가무 사과해야

등록|2007.10.26 16:21 수정|2007.10.27 13:00

▲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의원들이 대전지역 피감기관으로부터 단란주점 등에서 수백만원대의 향응을 받고 일부 의원은 2차로 성접대까지 받았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가 파행을 빚은 가운데 임인배 과기정위원장이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2007년 정기국회가 국정감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대체로 감사내용은 별로 없고 정치공세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황당한 일이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있었고, 그 전에도 있었습니다. 마치 국회의원들이 좋아하는 '관행'처럼 된 모양입니다.

한나라당의 임인배 의원과 김태환 의원, 그리고 국민중심당의 류근찬 의원이 이번 보도의 주인공입니다. 사실 본인들은 언론의 보도가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니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군요. 일부 보도에는 술을 마시고 2차까지 나갔으며 성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나왔습니다. 사실과 다르다면 당연히 법적조치를 취해서 왜곡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억울하다고요? 같이 술마신 것부터 문제입니다

언론의 보도와 사실관계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언론도 잘못된 내용을 보도했다면 법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피감기관과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서 음주를 한 사실은 분명합니다. 돈을 누가 지불했는지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서 중요한 사실은 피감기관과 국정감사를 하는 국회의원이 합석을 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함께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는 사이에 과연 엄정한 국정감사가 가능할까요? 그러한 사적 자리를 함께하고 친분을 쌓을수록 냉정하게 자료를 요구하고 잘못에 대하여 추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감사가 끝나고 하는 자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관행처럼 그렇게 해온 일이라면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죠. 나중에 함께 식사하고 술을 마실 사이에 과연 냉정한 태도로 감사를 진행할 수가 있을까요?

사실관계가 왜곡돼 억울하다는 점과 구분하여 피감기관과의 합석은 금지되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원천적으로 서로의 안면이나 친분이나 향응제공의 암시 등이 국정감사에 지장을 줄 것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부풀려진 사실이 있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것에 대한 억울함 이전에 그러한 부적절한 자리 자체를 회피하지 못한 감사자는 감사를 잘할 의지조차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나라의 살림살이에 대하여 꼼꼼히 따져보고 부적절한 일이 있는지 살펴서 고치려는 것이 국정감사의 취지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국민을 대신하여 대의기관인 국회가 국정전반에 대하여 감사를 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유불리나 따지고, 국회의원들의 음주가무를 위해서 국정감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중요하고 엄중한 일에 피감자들과 동석하여 밥먹고 술마시는 일이 뭐 그리 자랑꺼리겠습니까?

억울하게 잘못 알려진 것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는 의지가 없었던 자신들의 잘못을 국민앞에 먼저 사과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주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입니다. 부디 교만하고 나태한 태도를 버리고 국민앞에 진지한 반성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한번씩 나오는 피감기관과의 부적절한 음주가무에 대한 소식은 국민의 짜증을 유발하는 일입니다. 반성하세요. 그리고 국민에게 사죄하세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청지기입니다.

곧 총선입니다. 국민의 눈을 두려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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