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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

등록|2007.10.29 13:41 수정|2007.10.29 13:41

고욤마당에 누렇게 익은 고욤 ⓒ 전희식

빨간 단풍잎에게 물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어여쁜 사랑으로
꽃잎처럼 변한 단풍 잎에게
아직도 늦지 않았냐고
지금부터 사람들을 사랑해도
늦지 않았냐고.


누렇게 익은 고욤에게도 물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무더위와 거친 비바람 탓하지 않고
공손하게 여문 고욤에게
남에게 상처주지 않는 인생을 살기에
늦지 않았냐고.
지금부터 그리 살기에 늦지 않았냐고.


먼저 용서를 빌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기 전에
마련해 뒀어야 할 질문들을
뒤늦게 이제야 던진다고
붉어진 가을빛으로 용서를 빌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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