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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엄한 판검사라도 와인은 문제되지 않을 것"

삼성의 내무문건 '회장 지시사항'엔 무엇이 담겨 있나

등록|2007.11.03 13:52 수정|2007.11.04 13:41

▲ ⓒ 한겨레

<한겨레>가 3일 공개한 '회장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 내용이다. 이 문건의 작성 날짜는 지난 2003년 11월 12일과 12월 29일로 돼 있다. 대외로비를 비롯해, 회사경영과 언론 대응과 여론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이 회장이 언제 어디서 지시했는지도 뒷부분에 써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와 같다.

[대외 로비]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받는 사람(추미애 의원 등)에게 주면 부담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호텔 할인권을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 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와인 몇 병 줬다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임.(2003년 12월 12일 보광)

참여연대 같은 엔지오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분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몇십억 정도 지원해보면 어떤지 검토해 볼 것.(2003년 10월 22일 도쿄)

[언론 대응 및 여론 조성]

한겨레신문이 삼성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쓴 기사를 전부 스크랩해서 다른 신문이 보도한 것과 비교해보고 이것을 한겨레 쪽에 보여주고 설명해 줄 것. 이런 것을 근거로 광고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2003년 10월 18일 도쿄)

엘지가 해외에서 덤핑을 일삼는다 하는데, 국가적으로 손해고 전부 같이 망할 수도 있다는 여론을 만들어 볼 것. 경제담당 기자나 교수를 시켜서 비교해 홍보하고 이게 얼마나 손해인지 여론을 조성해 볼 것.(2003년 12월 12일 보광)

[회사 경영 관련]

(노조설립 시도 관련 보고 들으시고) 분당 플라자는 매각하든지, 위탁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2003년 9월 5일 한남동)

곰팡이·진드기 등을 박멸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볼 것.(2003년 12월 17일 도쿄)

연구 인력도 C급은 걸러내고 S급·A급을 중심으로 연구 조직을 '모토롤라 타도팀' '노키아 대비팀' '현상 유지팀'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 (2003년 11월  13일 휴대폰 사업현황 보고)

신임임원 교육시 1박 정도 부부동반하여 테이블 매너 및 와인 교육 등 임원으로서의 매너 및 소양교육을 시킬 것. (2003년 12월 22일 한남동)

[기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한국에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으면 위원 자격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 것. (2003년 12월 26일 보광)

사장단 회의 때 황장엽을 초청해 이야기 한 번 들어보는 것을 검토해 볼 것. (2003년 8월 25일 호텔신라)

경남 의령이 금번 수재에서 피해가 큰 것 같음. 선대 생가를 비롯해 피해 정도를 알아보고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 (2003년 9월 16일 한남동)

서울대 호암생활관 관장에게 관련자를 보내서 시설 보수 등 개선점을 들어보고 지원 방안을 검토해 볼 것. (2003년 10월 13일 한남동)

스노우보드협회를 창설해 우리 임원이 회장을 맡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볼 것. (2003년 12월27일 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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