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솜을 따며 다래도 먹었습니다
[테마 여행, 농촌마을로 떠나는 여행] 충남 부여 신암마을 목화 따던 날...
▲ 목화 따던 날화창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목화 솜 따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구동관
백제의 고도 부여군 부여읍에서 승용차로 10분을 이동하여 초촌면 신암마을을 찾았습니다. 친환경농업으로 유명한 신암마을에서는 행복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 행복은 목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목화를 심었습니다. 농촌관광 체험마을인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 받아 마을을 가꾸면서 마을 회관 앞쪽의 밭에 목화밭을 조성한 것입니다. 그동안 벼농사와 딸기수확체험을 해왔던 마을인데, 내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기 위해 목화체험도 진행할 계획으로 올해 시범적인 재배를 한 것입니다.
▲ 목화 수확목화 솜을 딸때 손안 가득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 구동관
그래도 목화를 따는 손에 부드러운 솜 뭉치가 가득 잡히면,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고, 수확의 즐거움에 행복하기만 합니다.
▲ 목화 솜금세 바구니가 가득 찼습니다. ⓒ 구동관
“누님, 시집 가세요, 이 솜으로 이불 해드릴테니께….”
이장님은 혼자 된 지 한참 지난 동네 아주머니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가 건넵니다. 아주머니는 얼굴을 붉힙니다. 다른 분들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목화밭도 하얀 목화 송이들도 마을 분들을 따라 환하게 웃는 것 같습니다.
▲ 목화 솜정말 푹신해 보이지요? 안에 있는 씨를 골라내야 이불 솜으로 쓸수 있습니다. ⓒ 구동관
이장님이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이장님을 따라 목화 다래의 파란 껍질을 벗겼습니다.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속살을 입에 넣었습니다. 맛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예상 외로 달착지근 합니다.
“예전에 이거 따 먹다가, 목화밭 주인에게 들키면 많이 혼났었지. 먹을게 귀한 시절이라 참 맛있었고….”
▲ 꽃과 다래, 그리고 하얀 목화 솜... 막 수확이 시작된 목화밭에서도 꽃과 다래, 솜을 한꺼번에 난날수 있습니다. ⓒ 구동관
그 솜들은 마을 홈페이지에 올려 필요한 분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목화 솜은 수입품인데, 국산을 찾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 목화 다래달콤한 목화 다래입니다. 파란 겉껍질을 벗기면 하얀 속살이 드러납니다. 목화 다래의 맛은 달콤합니다. ⓒ 구동관
▲ 해바라기 씨마을 길가에 심었던 해바라기 씨 수확도 했습니다. 이 씨로 기름을 짜낸뒤 팔아 노인정 운영비에 보탤 계획이랍니다. ⓒ 구동관
목화도 수확하고, 해바라기와 결명자도 수확하니 올가을도 다 간 것 같습니다. 사실 논과 밭은 이미 가을걷이를 끝내고 빈 곳이 더 많습니다. 마을 분들의 목화와 해바라기, 결명자 수확을 보며 제 마음도 풍족해졌습니다. 여러분도 마을을 찾으셨다면 그런 풍족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 결명자 수확마을회관 앞 공터에 심어둔 결명자도 수확하였습니다. ⓒ 구동관
신암마을은 도시민이 농촌과 농사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가꾸고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입니다. 올해 이미 몇 차례 친환경 농업 체험을 도시민과 함께 진행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번 목화와 해바라기, 결명자 수확에는 마을 분들만 참여했지만, 다음에는 도시민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신암마을신암마을 회관앞 버스 정류장 풍경입니다. 전형적인 농촌 풍경입니다. 인삼 가득한 농촌을 느끼기 원하신다면 언제라도 찾아오세요. ⓒ 구동관
여러분도 농촌 체험에 함께 한다면 재미있겠지요? 내년에는 씨 뿌리고, 모종을 심는 봄부터 마을에 찾아와 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오신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마을에서 푸른 들판을 보며, 논과 밭에서 작물들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풍경을 보며 여러분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직접 농사에 참여한다면 더 좋겠지요. 물론 여러분이 함께 농사를 체험할 자리는 당연히 여러분을 위해 비워둘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테마'가 있는 나만의 여행 >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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