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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와 어우러진 용궁사해동 용궁사를 촬영한 동영상 ⓒ 김대갑
동해변을 따라가다 보면 유독 바다와 가까운 절이 몇 개 눈에 띤다. 저 멀리 강원도 양양에 가면 낙산사가 있고, 조금 더 내려오면 휴휴암이 보인다. 그리고 한참 가다 보면 기장군 대변항 근처에 몇 개의 절이 있고, 부산의 송정 해수욕장 근처에 가면 해동 용궁사가 눈에 뜨인다. 이중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절은 단연 해동 용궁사이다. 절 마당 입구까지 파도가 밀려오는 해동 용궁사. 파도소리를 벗 삼고, 갈매기를 수문장 삼아 동해를 굽어보는 해동 용궁사.
▲ 파도와 가까운 용궁사 ⓒ 김대갑
이 절은 지난 1974년 정암 스님이란 분이 처음 설립했다고 전해진다. 원래는 보문사였는데, 스님이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꾼 후, 해동 용궁사로 개칭했다고 한다.
▲ 용궁사 전경 ⓒ 김대갑
용궁사에는 특이한 볼거리 몇 개가 있어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하나는 108계단과 바다를 가로질러 만든 돌다리이다. 108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마치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자아내며, 강이 아닌 바다 위에 놓인 무지개다리는 다소 신비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절 마당에 들어서면 청동으로 만든 용이 특이하다. 신기한 것은 그 용 밑에 감로수가 흐른다는 사실이다. 감로수에 목을 축인 후에 뒷마당으로 가면 황금색으로 물든 거대한 화상 하나를 만나게 된다. 바로 넉넉한 웃음과 배포를 자랑하는 포대화상이다. 중국 절강성 출신의 스님으로 늘 자루를 메고 기분좋은 웃음을 지닌 포대화상이 거대한 몸짓으로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것이다.
▲ 포대화상 ⓒ 김대갑
그리고 용궁사의 제일 높은 곳에는 석재로 만든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뭇중생과 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그 해수관음상 앞에 가면 절로 기도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작은 향 하나 피워놓고 기도를 올린 후에, 뒤로 물러나와 바다를 보면 해동 용궁사의 제일 좋은 경치를 보게 된다. 탁 트인 동해와 절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해동 용궁사의 제일 큰 자랑거리는 아무래도 밀려오는 파도일 것이다. 그리고 달이 뜨는 날 밤에 그 파도와 절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이 될 것이다. 최고의 백미는 사월 초파일에 바다와 절을 밝히는 봉축 야경이다. 붉은 등에서 흘러나온 빛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절경이라도 해도 손색이 없다.
파도와 해수관음상, 청동용, 그리고 등불이 조화를 이룬 해동 용궁사. 그 절에 들러 소박한 마음을 바다로 띄워 보내는 여유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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