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않을 수 없던 어느 가을날
이국적이고 낯설지만 아늑한 이 곳, 서교동!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땀 흘리며 상영관을 찾아가는 길에는 사람들의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고, 밤사이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도 사라졌으며, 사람들로 붐비던 옷가게와 음식점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채였습니다. 그래서 고즈넉한 홍대거리를 홀로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들어 가는 기분은 그리 나쁘거나 두렵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등짐이 어깨를 눌러대긴 했지만, 날이 좋아 걷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길목에서 맨 먼저 저를 맞이한 것은 성이었습니다. 고딕? 바로크? 로코코? 그런 것들은 잘 모르겠지만 중세 성 모양의 레스토랑이 높다랗게 서있더군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두터운 나무문도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골목 곳곳에는 낯설지만 조잡하지 않은, 아늑하고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가게와 집, 물건들로 가득했습니다. 파란 가을하늘과 잘 어울리는….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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