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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회창, 끝까지 부탁 드리고 싶다"

'정면돌파' 방침 세웠지만... 그래도 혹시?

등록|2007.11.06 22:12 수정|2007.11.0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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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출마선언 하루 앞두고 잔뜩 표정 굳어진 이명박 후보 ⓒ 최경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루 앞둔 이회창 전 총재를 향해 "한나라당과 함께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6일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2007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7일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실제로 출마선언) 발표를 하실지 확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직접 만나 뵙고 출마의 변 등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7일 출마선언 여부와 상관없이 직접 이 전 총재를 만나서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것이다.

"좀 기다려 봅시다"... 착잡한 이명박 후보

▲ 6일 오전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열린 '한나라당 양성평등 실천다짐 한마당'에 참석한 이명박 대선후보가 손수건을 꺼내 코를 풀고 있다. ⓒ 남소연

발언의 수위는 완곡했지만, 그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이 후보는 이날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이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굳게 입을 다물고 행사장 안으로 향했다.

기자들이 "한 말씀만 해달라"며 집요하게 요구하자, 이 후보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기자들을 향해 돌아서며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멈칫하더니,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말은 없었지만 복잡한 그의 심경이 읽히는 대목이다.      

행사가 끝난 뒤, 밖으로 나온 이 후보는 다시 기자들에 둘러싸였다. 이 후보는 "그럼, 10초만 얘기하겠다"고 전제한 뒤, 이 전 총재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만을 남긴 채 기자들이 추가 질문을 할 세도 없이 급히 자리를 떴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양성평등실천다짐한마당' 행사에서도 '이 전 총재가 내일쯤 출마할 것 같다'는 기자들의 전언에 "좀 기다려 봅시다"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피했다.

실제 이 후보측은 지방에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총재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한편,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을 통해 출마선언 전 이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막판 접촉을 시도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는 이 전 총재를 만나 입장을 듣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 전 총재가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역사와 대의에 맞는 선택을 해줄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 전 총재의 출마포기 가능성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보자"

이날 한나라당도 이 전 총재의 출마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취하며 막판까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 만큼 이 전 총재의 출마 자체가 대선판에 가져올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 전 총재를) 믿어 보려 한다"면서 "그 분의 인격이나 당을 사랑하는 마음을 종합해 보면 도저히 그렇게 하실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수석 부대표도 "이회창 전 총재가 '제2의 이인제'가 되는 길은 결코 밟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정권교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박형준 대변인)이라며 불출마를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 전 총재의 출마 이후 대응전략으로 '정면돌파' 방침을 세웠다. 이 전 총재 출마의 부당성과 함께 보수진영의 분열을 초래한 배신행위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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