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6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의 '삼성 불법 비자금' 고발에 대해 "로비 대상 검사들의 명단이 제출되지 않으면 공정한 수사를 위해 사건을 배당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고발장이 접수되면 바로 수사에 들어가겠다"는 그 전의 입장과 180도 다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즉각 검찰의 수사 불가 입장에 대해 논평을 내고 "오히려 검찰의 책임회피성 태도야말로 떡값 검사에 대한 의혹을 더 굳히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수사를 재촉구하고 나섰다. 네티즌들도 이와 같은 검찰의 입장 변화에 대해 "검찰이 이 사건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변, "검찰은 스스로 특검 필요성을 인정한 것인가"

민변과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범죄혐의가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조항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검찰의 태도는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또 "6일 오전까지도 고발이 없어서 수사할 수 없다더니 이번에 떡값검사 의혹 때문에 사건배당을 할 수 없다니 왜 검찰은 상황이 변할 때마다 말과 행동을 바꾸냐"고 질타하고 나섰다.

더불어 "이 사건 고발의 핵심 취지는 떡값 검사의 존재에만 있지 않다"며 "검찰이 떡값 검사 명단을 문제 삼는 것은 삼성에 대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을 천명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수사를 다시 주문했다.

"삼성의 핵심 내부인사였던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으로 수년 전 제기됐던 삼성의 불법 비자금, 불법 지배권 승계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이상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인가. 검찰은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구실을 찾기 이전에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기초로 진상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편 참여연대는 7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삼성그룹 불법행위에 대한 검찰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네티즌 "검찰이 삼성가족인데 ...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

아이디 maestre는 "고발을 해도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은 삼성이 증거 인멸할 시간을 주고, 관련자가 해외로 도피할 시간을 주는 것 아니냐"며 "결국 이 사건을 검찰에 맡길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아이디 tinypixy는 "검찰이 삼성 가족인데 어떻게 수사를 하겠냐"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검찰의 이중적 태도를 조롱했다.

아이디 chaosmos21은 "검찰의 주장처럼 명단이 공개된다면 뇌물 수수 혐의를 받은 검찰 간부들이 불명예 운운하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검찰이 명단 없이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을 향한 협박이다"며 "검찰은 고의적인 정치게임을 하지 말고 즉각 수사에 나서라"고 일갈했다.

더불어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검찰이 수사 못하겠다면 특검이라도 실시해야 한다며 이번 삼성 불법 비자금 의혹에 대한 확실한 사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누가 보아도 검찰은 수사 의지 없다. 특검이 필요하다." - 아이디 dlaw2000
"삼성장학생 중 하나라도 수사팀에 끼면, 수사방해하거나 은폐시키려 할테니 특검을 해야 한다." - 아이디 trinity67
"검사들이 전부 뒤가 구리니... 정말 특별검사라도 도입해야 제대로 수사를 하지." - 아이디 grace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