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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과일의 왕 '멀꿀' 들어보셨나요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멍청이'라는 말도 이 과일에서 유래

등록|2007.11.10 13:59 수정|2007.11.10 16:34

▲ 야생열매의 왕으로 불리는 멀꿀(멍). 강하고 딱딱해 보이지만 다 익은 열매는 아이의 볼처럼 말랑하다 ⓒ 맛객



요즘 감귤이 논란이다. 감귤을 노랗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착색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니 노란 귤보다는 녹색기가 감도는 귤이 더 안전하다는 논리다. 허나 어디 착색뿐이겠는가? 반짝반짝 빛나게 하기 위한 코팅도 다반사다. 그렇다고 그들만 탓할 순 없다.

눈에 좋은 상품만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나눠야 한다. 인위적인 착색도 소비자가 자초한 문제라 할 수 있겠다. 감귤은 산미가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달콤한 맛을 찾으니 착색이라는 변칙을 쓰게 만든 원인제공의 측면이 있다.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이기적인 인간의 입맛이라 할 수 있겠다.

▲ 멀꿀의 과육이 씨앗을 품고 있다 ⓒ 맛객


달고 달콤한 맛을 원한다면 감귤에서 찾을 게 아니라 바나나를 드시라. 바나나가 싫다면 이 과일은 어떤가? 이 맛을 아는 이들이 칭하기를 '야생과일의 왕'이라 한단다. 남도의 섬지방 등지에서 자생하는 '멀꿀'이다. 일명 '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으름과 흡사하지만 으름보다 클 뿐 아니라 열매가 익어도 벌어지지 않는 차이가 있다. 또 으름의 잎은 가을이 되면 시들지만 멀꿀은 사철 푸르름을 유지한다고 한다. 맛 또한 으름이 약간 끈적인 맛이라면 멀꿀은 맑고 개운한 맛이다.

멀꿀의 맛은 한 마디로 달콤함이다. 그 맛이 어느 정도인지인지는 '멍'이라 부르는데서 짐작해볼 수 있다.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달콤함으로 인해 멍해질 정도라고 해서 멍이라 부른단다. 또 정신 나간 사람처럼 어리벙벙한 사람을 멍청이라 하는데, 멍청이라는 말도 멍과 청(꿀)을 함께 먹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얼떨떨해질 정도로 달콤한 과일 멀꿀. 씨가 굵고 많아 먹을 것은 없지만 그래서 더욱 먹을수록 당긴다. 이 순간 멍한 사람이 되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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