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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모든 것은 내 탓... 박근혜는 국정 파트너"

박 전 대표 측과 갈등 봉합 주력... "정통성 있는 정당 후보가 정권교체해야"

등록|2007.11.11 12:06 수정|2007.11.11 15:15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그간의 당내 분열 양상에 대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정권 창출 이후 국정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함께 나아가겠다"고 선언하며 적극적인 조력을 요청했다.

최근 당에서 나가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후보와 관련해서는 "정통성 있는 정당의 정통성 있는 후보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며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정치적 동반자로 함께할 것"

이명박 후보는 대선을 38일 앞둔 11일 낮 12시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우선 박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박 전 대표와 함께 당을 하나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정권 창출 이후에도 주요한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헌·당규에 명시된 당권·대권 분리원칙을 지키고, 박 전 대표와의 정례 회동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시절 만든 권력 분산과 민주주의 정신에 충실한 당헌과 당규가 있다"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헌·당규가 정해 놓은 절차에 따라 대선과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그리고 제가 마주 앉는 정례 회동을 추진하겠다"며 "아울러 당의 대표나 국회의장을 지내셨던 분들을 모셔서 그 분들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갈등, 모든 것이 내 탓... 이회창 출마, 정통성 있는 후보가 정권교체해야"

이 후보는 그간 불거진 박 전 대표 측과의 마찰에 대해선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경선이 끝난 지금 (승자인 나의) 따뜻하고 진정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 모든 일들이 누구의 탓도 아니고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지난 며칠 동안 경선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봤다"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열린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저부터 계산하거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소통의 정치'와 '마음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정통성 있는 보수 후보'임을 자임하면서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곧 '역사의 퇴행'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우리가 피눈물을 쏟아가며 모셨던 이회창 전 총재가 느닷없이 탈당하고 말았다"며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분열 때문에 또 한 번 정권교체에 실패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정통성 있는 정당의 정통성 있는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의 순리"라며 "경선을 통해 뽑힌 정통성 있는 후보라는 점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BBK 연루 의혹은 정치공세... 대통령 당선 이후라도 책임"

이번 대선의 '뇌관'이라 일컬어지는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선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파문 차단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제게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라도 그 책임을 질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둔다"며 "김경준이란 인물까지 귀국을 하니까 국민들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불안해하고 계시나 전혀 불안해하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6년 전 당시 서울 시장 선거에 나오기 직전에 제가 공금 횡령이나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 제 책임이 있다면 지난 6년간 수천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11일 당 관계자들과 인사하며 여의도당사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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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기자회견 전체보기 ⓒ 박정호

이명박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겸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간 국민들께서는 저에게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최근에 이회창 전 총재가 탈당해서 출마하는 일이 발생했고 경선 이후에 진정한 화합을 이루지 못했었습니다. 그 모든 점은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넓은 이해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대통령선거가 4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선은 21세기 대한민국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정체와 무능으로 점철된 10년을 연장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일류국가를 향해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무능한 국정실패세력을 유능한 국가발전세력으로 교체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놓여 있는 오늘의 시대 상황에서 정권 연장은 역사의 퇴보이고, 정권 교체는 역사의 발전입니다. 정권 교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개혁입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보내준 압도적 지지와 성원이 바로 이러한 역사적 열망이 표출된 결과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선정국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원칙한 정당 급조와 한탕주의 정치 행태가 대한민국 정치의 비정상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민생과 정책은 뒷전이고 ‘정치를 위한 정치’, ‘여의도식 정치’가 발호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비록 난관이 있다 하더라도 비록 엄청난 방해 공작이 있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의 대장정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두 번이나 정권을 잃고 10년 야당을 하였습니다. 국민의 매서운 질책을 받고 천막 당사에서 처절하게 반성하면서도 당명을 지켜왔습니다. 그리하여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정통성 있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정치사에 새 지평을 연 역사적 경선을 치루었습니다. 제 자신 그런 경선을 통해 뽑힌 정통성 있는 후보라는 점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정통성 있는 정당의 정통성 있는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의 순리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의 사슬을 끊고 2008년 신발전체제의 힘찬 고동을 울리게 하는 일은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의 후보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어느 때보다 정권 교체의 가능성으로 한껏 고무되었던 우리 한나라당도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가 피눈물을 쏟아가며 모셨던 이회창 전 총재가 느닷없이 탈당하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걱정이 커졌습니다. 과거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분열 때문에 또 한 번 정권교체에 실패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지금까지 아직도 당은 진정한 화합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선을 치뤘다 하더라도 경선이 끝난 지금 따뜻하고 진정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누구의 탓도 아니고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저는 지난 며칠 동안 경선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정치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제 더 열린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저부터 계산하거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소통의 정치’와 ‘마음의 정치’를 펼치겠습니다.

이를 위해 특히 저는 앞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당을 하나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저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정권을 창출하겠습니다.

정권 창출 이후에도 주요한 국정 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 보다 원활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마음을 열고 숙의(熟議)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그리고 제가 마주 앉는 정례 회동을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당의 대표나 국회의장을 지내셨던 분들을 모셔서 그 분들의 중지를 모으겠습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시절 만든 권력 분산과 민주주의 정신에 충실한 당헌과 당규가 있습니다. 대선 전이든 이후든 이 당헌 당규는 지켜져야 합니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헌 당규가 정해 놓은 절차에 따라 대선과 총선을 치루게 될 것입니다.

이제 한나라당에는 이 편 저 편이 없습니다. 당의 정권 교체를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편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한나라당 내에서 진의를 왜곡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일은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이 부족한 저를 그토록 오랫동안 높은 지지율로 성원해주신 이유를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일을 맡기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정신인 경제살리기와 사회통합은 말만 앞세우는 대통령이 아니라 실천으로 성과를 보여주는 대통령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도 오늘의 대한민국이 목표를 세우면 성취할 수 있는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대선이 바람직한 대통령의 모습을 둘러싼 경쟁이 되길 진심으로 원했습니다. 하지만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 전가와 원칙 없는 이합집산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준 여권은 비전과 정책 경쟁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그들이 이번 대선에서 기댈 것은 오직 하나, 네거티브와 정치 공작 밖에는 없습니다. 한 범죄자의 입에 모든 것을 걸려고 하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저로서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옛말에 진실이 한 뼘 가는 데 거짓말은 지구를 한 바퀴 돈다는 말이 있습니다. 1년 내내 이른바 검증 공방에 시달려온 저로서는 이 말이 참으로 실감이 납니다.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군 면제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았다", "처남 땅이 차명 재산이다", 이런 의혹들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고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폭로가 거짓으로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진실을 아는 국민들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BBK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권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정치 공세를 해대고, 김경준이란 인물까지 귀국을 하니까 국민들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불안해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6년 전 당시 서울 시장 선거에 나오기 직전에 제가 공금 횡령이나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책임이 있다면 지난 6년간 수천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왜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지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밝혔듯이 BBK 의혹과 관련하여 제게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라도 그 책임을 질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둡니다. 하지만 정치공작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려는 불순한 기도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단호히 분쇄할 겁니다. 국민의 힘으로 지켜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유가 100달러 시대라는 역사상 초유의 고유가와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이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기업이 더 투자하게 만들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장사가 되게 만들고 지방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교육 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실히 끌어올릴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세종대왕은 "정치란 백성을 먹여 살리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경제가 곧 정치이고 정치가 곧 경제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처럼 세종대왕의 이 말씀이 우리 가슴에 와 닿는 때도 없을 것입니다.
"백성을 먹여 살리고, 편안하게 만드는 정치‘, 이것이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자 신념입니다. 국민 성공 시대의 의미입니다.

저는 평생을 일로 승부하고 항상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살았습니다. 여러분이 맡겨만 주시면 국민성공시대를 확실히 여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서울 시장 4년 동안 소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작은 정부라 할 수 있는 서울시의 종합 행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선거 때 내놓았던 공약을 모두 실천했습니다. 이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저는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여러분께 분명히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여권의 숱한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경제 살리기와 나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가 무뎌질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중심을 잡아주셔야 합니다. 이번 대선은 잃어버린 10년, 그 무능의 사슬을 끊는 선거입니다. 경제를 살려, 고통 받는 서민의 신음소리를 그치게 해야 할 선거입니다.

작은 차이를 넘어서야 합니다. 분열의 상처를 씻고 화합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단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깨끗한 대선의 새로운 전통을 반드시 확립하겠습니다. 그를 통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국민들, 특히 서민과 중산층의 삶의 주름을 펴드리는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 땅에 사는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대한민국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제가 꼭 만들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정말 이 대한민국 제대로 만들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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