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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월동준비, 40Kg 쌀가마를 들다!

등록|2007.11.11 12:57 수정|2007.11.11 12:57
토요일 오랜만에 늦잠을 실컷 잤습니다.

평일에는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는 늦은 한 끼 식사를 하고, 소화도 시킬 겸 새벽까지 불질을 하다 자는 통에 잠이 모자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상태가 좋지 않아서 밀린 숙제를 하는데 참 오래 걸립니다. 하여간 오늘 숙제의 마지막을 '우리 집 월동준비...'로 마무리합니다.


▲ 겨울철 밑반찬에 쓸 무말랭이를 거실에 말리고 있다. ⓒ 이장연


아침 잠결에 어머니께서 '방앗간에서 쌀 쪄왔으니 가져가'라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전화가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부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는 머리를 감고, 이불을 털고 방걸레질을 하고는 1층 현관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2층에서 마늘을 다듬고 계시더군요.

"엄마! 쌀 얼마나 나르면 돼요?"

집에서 먹을 쌀가마니를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여쭈었습니다. 5가마라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오면 같이 하라고 하시더군요.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 기다릴 생각도 없고, 혼자서도 충분히 나를 수 있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붙이고 40KG이나 되는 쌀가마니를 들어 올려서는 계단을 올랐습니다. 1층 현관에서 4층 옥상까지. 오랜만에 힘을 썼더니만 몸에서 불같은 열이 났습니다. 아참 제 몸무게가 54~55KG 정도인데 40KG 쌀가마니를 들었습니다. 장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옥상 층계에 올려놓은 햅쌀 가마니 ⓒ 이장연

▲ 중량이 40kg ⓒ 이장연

▲ 오늘 도정한 햅쌀이다. ⓒ 이장연



다섯 가마니를 올려놓고서는, 바람도 쐴겸 옥상에 올라가봤습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뒤라 날은 쌀쌀했지만 공기는 맑았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다가 옥상에 놓아두었던 화분중 키가 훌쩍 커버린 선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제 겨울이면 실내로 들여놓아야 하는데, 선인장 덩치에 비해 화분은 너무 작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분갈이를 해주었습니다. 거리의 낙엽들을 가져와 정성스레 새 화분에 밑거름을 깔아주고 말이죠.

분갈이를 하고 나니, 어머니께서 점심을 먹으라 하시더군요. 그렇게 월동준비를 하고, 김치찌개랑 해서 점심을 먹고 하루종일 불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잠 좀 자야겠습니다. 하아아~ 절로 하품이 나옵니다.

▲ 돌보지 못한 화분들 ⓒ 이장연

▲ 철쭉도 생기가 없다. ⓒ 이장연

▲ 구멍난 고무대야에서 붉은 꽃이 피었다. ⓒ 이장연

▲ 옥상 한편에 무청을 말리고 있다. ⓒ 이장연

▲ 이 무청으로 겨우내 시래기국을 끓여먹을 생각을 하니...^-^ ⓒ 이장연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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