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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올드독'의 도시일상 엿보기

한국만화박물관 이달의 만화 ‘올드독’ 선정... 13일부터 두 달간 전시

등록|2007.11.12 17:49 수정|2007.11.12 17:49

▲ 한국만화박물관 11월 이달의 만화로 ‘올드독’이 선정됐다 ⓒ 정우열


‘올드독’은 홈쇼핑이 싫다. 쇼호스트의 지나치게 높은 목소리톤은 귀에 거슬리고, 괴상한 전문용어를 끌어다 붙인 과장광고는 늘 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죽도록 반복되는 이 과장광고”는 러닝타임마저 길지만 그럼에도 아주 가끔은 포섭당하고 만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싫다.

‘나의 폐에 들어올 땐 부디 노크를.’ 그러나 길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 연기를 날리는 사람들을 피하는 길은 오로지 그들을 앞지르는 것 뿐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건 그냥 필요없어요! 그러고 탁 끊어야 돼! 들어주기 시작하면 악착같이 달라 붙는다니깐!” 무료보험을 가입하라는 광고 전화를 왜 매정하게 끊지 못할까. 올드독은 주인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때론 분노를 혹은 체념을. 소심한 혹은 냉소적인 낙천주의자 ‘올드독’이 11월 이달의 만화의 새 주인공이 됐다.

부천만화정보센터(이사장 조관제)는 11월 이달의 만화로 정우열 작가의 <올드독>을 선정, 오는 13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를 통해 유명해진 이 열네 살짜리 늙은 도시견공의 일상은 마치 우리 자신의 일기장을 보여주는 듯하다. 작가는 자화상 같은 동물 캐릭터로 팍팍한 도시생활 속 일상과 경험을 간결한 그림체로 그려내는 것은 물론 허를 찌르는 유머와 철학을 담아 독자들의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그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과 글씨체 덕에 ‘올드독 다이어리’로 대변되는 팬시 캐릭터 상품 역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전시회는 13일부터 약 두 달간 열린다. 팬시상품으로도 큰 인기를 모은 올드독 ⓒ 정우열


이번 전시에서는 ‘올드독’ 에피소드가 된 작가의 아이디어와 콘티, 원화, 인터뷰 등이 소개될 예정. 작품 속 올드독이 생활하는 작가의 방을 모형으로 한 캐릭터 피규어도 함께 공개된다.

만화가이자 애니메이터, 캐릭터 디자이너이기도 한 정우열 작가는 8년간 시사만화를 그려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올드독’으로 일약 인기 작가로 떠올랐으며, 현재 ‘올드독의 고충상담실’과 ‘올드독의 TV노트’ 등을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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