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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목표를 달성하셨습니까?

제 목표는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입성입니다

등록|2007.11.13 16:01 수정|2007.11.13 16:31
“여러분은 2007년 목표를 얼마만큼 이루셨습니까?”

2007년도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꼭 얼마를 모아야지’, ‘이번에는 책을 몇 권 이상 읽어야지’ 등 여러 계획을 세운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8년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새해가 앞으로 다가오는 게 솔직히 두렵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빨리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고 싶었는데 2007년이 지나가면 코앞으로 30대가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애써 외면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너는 과연 20대에 무엇을 이루었는가?'라고 물어보면 대답 대신 눈물이 울컥 쏟아지려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 누구의 탓도 아닌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점에 가슴이 더 아파집니다.

2007년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2008년이 눈앞에 보이자 또 한 번 스스로를 자책하게 됩니다. 지난 1년간 나는 무엇을 했고 내가 목표한 것들을 과연 얼마만큼 이루었는가? 자꾸 힘이 빠지려고만 했습니다.

박찬호 선수에게 힘을 얻다

그런데 얼마 전 박찬호 선수가 LA 다저스에 가서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입 여부가 가능한 그런 상태로 LA 다저스로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금전적인 부분에서만큼은 평생을 걱정하지 않고 살아도 될 박찬호 선수가 굳이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면서도 야구 곁에 있는 것은 아마도 그가 달성해야 할 목표가 남아서, 또 그의 꿈이 끝나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비록 자신 스스로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다시 한 번 불타오르는 자신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가 우리들 가슴 속에 태극기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심어준 것이 10년 전이었으니 그의 나이를 보았을 때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전성기 시절의 명성을 찾을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그에게는 아직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그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07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저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 번 2007년 초에 마음먹었던 목표들을 보았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입성'이었습니다.

2007년 목표는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입성이었으나

구체적 실천 방법으로 '하루에 3개씩 기사를 쓴다'라는 것까지 잡혀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간 기사를 써서 잉걸 이상 기사를 900개 만들고, 그 전에 썼던 기사들이랑 합치면 1000개 이상을 만들어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는 것이 2007년 제 목표였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현재까지 제 성적표는 오름 13, 으뜸1, 버금 80, 잉걸 320, 생나무 55개입니다. 생나무를 제외하고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인 잉걸 이상 기사는 414개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이것이 순전히 2007년도에만 쓴 기사가 아닌 2004년부터 쓰기 시작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 것입니다.

2007년 12월까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무려 586개나 되는 그것도 잉걸 이상의 기사를 써야 합니다. 불가능에 가까울까요? 그러나 저 역시 박찬호 선수처럼 아직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게 이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 분명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무릎 팍 도사>에서 이미연씨가 나왔을 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김승우씨를 부정하면 내 20대는 사라져 버리는 거잖아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부정하면 제 20대의 의미는 사라져 버립니다."

<오마이뉴스>에는 20대 동안 제가 고민했던 일들, 보았던 영화, 하고 싶었던 사회 고발 등 여러 가지가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는 제게 20대에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에 대해 다는 아니더라도 분명 일정만큼 대답을 줄 수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20대의 제 일기와도 같고 삶의 발자취도 같은 기록 등을 적어도 1000개는 꼭 만들어 놓고 싶었습니다.

물론 20대가 지나도 꾸준히 이곳에서 활동하면 언젠가는 남들 앞에 내 놓은 이야기들을 어느덧 1000개가 되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20대 안에 꼭 1000개를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20대의 마지막 해가 되기 전인 2007년에 그 작업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부정하면 20대 의미 사라져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 그 생각을 넘어야.'

어느 광고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1000개 이상의 기사를 올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는 꼭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그러나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인 만큼 달성하는 순간 희열과 함께 밀려올 허탈감과 허무함을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20대의 마지막 해인 2008년 전에 그것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성공도 습관이라고, 자꾸 성공해야 습관이 들어 계속해서 성공한다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 20대에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달성해서 그 습관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박찬호 선수에게 약간의 힘을 얻어 남은 1달 반 동안 명예의 전당 입성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무려 586개에 달하는 기사를 써야 합니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도 잘 압니다. 지난 4년간 쓴 것보다 더 많은 수의 기사라는 것을 2달 동안 쓰겠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하루에 글 하나 쓰기도 어렵다는 것도 저를 더 힘들게 합니다. 어린 시절만 해도 글재주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처럼 제 마음속 이야기를 그대로 드러내거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도통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습니다.

정말 그토록 많이 하고 싶었던 정치 이야기 등 잘 써보려고 하면 더욱더 힘들어집니다. 점점 제 컴퓨터에 쓰기만 하고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고 부족함이 느껴져 보내지 않은 글들도 쌓이기 시작합니다.

짧은 인생, 그러나 달성하지 못하는 목표들인생은 짧은데 너무 오래도록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양중모


불가능한 도전, 무한도전… 저도 해보려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 불가능한 도전을 12월 31일까지 해보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제 삶에 대해서 늘 눈을 뜨고 있어야 하고, 사회나 미디어 등에 대해서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눈을 부릅뜰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루하루를 헛되이 버리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목표는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입성에서 끝나는 것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지만 이곳에 이렇게 당당히 말해보렵니다.

최근에 읽은 <종이 위의 기적 -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책에서 하나님께 편지를 보내는 방법을 쓰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저이기에 하나님께 편지를 쓰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대신 이렇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독자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저 양중모, 반드시 2007년 12월까지 '명예의 전당' 입성할 것입니다. 기억해주십시오. 제 성적표가 2007년 12월 말에 어떻게 변하는지를.

오름 13. 으뜸 1, 버금 80, 잉걸 280, 생나무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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