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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선주자 공약? 네티즌보다 못해!

2007 대선시민연대 "금산분리 폐지·유류세 인하 등 총 4개 폐기해야"

등록|2007.11.13 18:16 수정|2007.11.13 21:01

▲ 2007 대선시민연대는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두달 간 검증을 통해 선정된 폐기대상 나쁜 공약을 발표했다 ⓒ 이경태

"이번 대선이 후보들이 정책을 내놓고 그를 통해 국민이 자신들의 새로운 시대를 결정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되기 바랐지만 오히려 비본질적인 것들만 주목 받는 대선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본질적인, 정책적인 이슈에 접근해야 한다." -이학영 2007 대선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2007 대선시민연대(이하 대선연대)가 13일 오후 1시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폐기대상 나쁜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폐기대상 나쁜 공약은 ▲ 경부운하 ▲ 자립형사립고 100개 신설과 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소유분리 원칙 폐지 ▲ 유류세 인하 등 모두 4개 공약이다.

또 폐기공약 추가 검토 대상 후보로 ▲ 한반도 N프로젝트 ▲ 경기북부 대규모 아파트 공급 계획 ▲ 신경제대특구 건설 프로젝트 ▲ 지분소유형 임대아파트 230만호 공급 계획 ▲ 9억 이하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공약 ▲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약 등 6개 공약이 선정됐다.

폐기대상 나쁜 공약, 국민들의 삶의 질 하락시킬 것

▲ 대선시민연대의 회원들이 폐기대상으로 선정된 나쁜공약이 적힌 리본을 들며 "폐기하라"고 외치고 있다 ⓒ 이경태

대선연대는 폐기대상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경부운하의 경우 "국민의 2/3가 사용하는 식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고 천문학적 건설비용으로 국민세금을 낭비할 가능성이 큰데도 아직까지 운하 계획의 주요 계획의 주요내용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이인제 후보가 내놓은 금산분리원칙 폐기 공약에 대해서도 "은행과 재벌의 견제를 무너뜨려 국민의 예금이 재벌의 개인금고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이는 제2의 IMF를 부르는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후보의 '자율형사립고 100개 신설과 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공약'은 "고교 평준화 체계를 해체해 사교육 열풍을 초래하는 공약"이라며 "학력 양극화와 교육을 통한 빈부 세습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대선연대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제외한 모든 대선 후보들이 주장하고 있는 '유류세 인하' 공약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유류세 인하 공약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기름값 인상의 근본적 원인은 유류세가 아니다. 유류세는 지난 2000년 이후 인상된 바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5월까지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무려 59%나 올랐다. 정유사의 과도한 이윤을 조절하려는 노력 없는 유류세 인하는 조세 체계와 에너지 정책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 대가는 모두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다."

이어 대선연대는 폐기공약 추가 검토 대상으로 선정된 6개 공약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는 헛공약이거나, 전 국토의 난개발 및 부동산 투기 열풍을 가져올 수 있는 공약"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공약 없이 출마하거나, 제대로 된 공약자료집 하나 발표 못하는 후보들"

▲ 대선시민연대는 칠판에 적힌 '나쁜 공약'을 지우개로 지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대선시민연대는 이후 나쁜 공약으로 선정된 공약 폐기를 위해 온라인 지우개 보내기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 이경태

이어 대선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날 발표한 4가지 나쁜 공약을 해당후보들이 나서서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 "대선연대는 검증 외면과 정책 실종, 정치 공학적 단일화 논란에 대해서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번 대선이 정책과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정상적인 선거판이 될 수 있도록 각 후보와 정당의 노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는 국민들의 검증 요구를 끝끝내 무시하고 있고 아무런 공약도 없이 대통령 선거 후보등록을 불과 보름 남짓 남겨놓은 상태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도 있다. 이른 바 범여권 진영의 후보들은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공약자료집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공약을 보고 투표해야 할 국민의 선택권이 박탈당했다."

한편, 대선연대는 폐기대상으로 선정된 공약의 실질적인 폐기를 위해서 각 대선 후보들에게는 폐기대상 나쁜 공약의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 지역별 기자회견 ▲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 ▲각 후보자들에게 온라인 지우개 보내기 캠페인 ▲ UCC 제작 및 유권자 기획번개 등을 통해 폐기대상으로 선정된 나쁜 공약의 내용을 알릴 예정이다.

네티즌의 생활공약보다 못한 대선주자들의 '약속'

"핸드폰 전화 요금 - 특히 무선데이터 요금 내려주세요!" - ID 나팔꽃
"고위공무원에게 경차를!!" - ID 이니지오
"중학교 의무교육 맞나? 학교운영지원비 폐지해야!!" - ID 깻잎이
"은행 현금인출기 수수료 좀 내려주세요" - ID JE
"노숙인을 위한 '공중 샤워시설' 어때요?" - ID 생활사랑


2007 대선시민연대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가 진행 중인 '1천개의 생활 공약 모으기' 캠페인, 첫번째 생활공약 베스트 5에 꼽힌 공약들이다. 이 외에도 재치 있는 공약으로 "국회의원 출근카드 만들기"(ID 기쁨의 화신), "버스 승차인원 상한제 도입"(ID 바람의 아들) 등이 선정됐다.

생활공약이나 재치있는 공약으로 선정된 아이디어들은 하나 같이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이 그대로 묻어난다. 특히 은행 현금인출기 수수료 인하 공약이나 핸드폰 전화 요금 인하 등의 공약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던 문제. 그러나 정작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서는 서민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줄 '효자손' 공약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니, 후보들의 공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아는 것도 힘들다. 지금까지 정책공약집을 내놓은 후보는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 뿐. 대선연대는 후보들의 공약 검증을 위해 각종 언론보도와 토론회, 후보의 발언 모두를 파악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약자료집이 있는 경우에도 매우 짧고 추상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폐기 대상으로 선정된 공약을 제출한 후보들의 해명도 미진하다. 박용신 환경정의 협동사무처장은 "선정된 공약을 내놓은 모든 대선 후보에게 모두 소명 요청을 했지만 문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전했다. 박 사무처장은 "문 후보의 경우에도 일부수정하기는 했지만 유류세 인하 공약을 사실상 폐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박 사무처장은 "경부운하, 금산분리원칙 폐지 등 사실상 모든 공약이 폐기대상으로 선정된 이명박 후보는 지난 7일까지 소명자료를 보내겠다고 대선연대에 전해왔으나 이날까지 소명자료는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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