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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창심' 동시에 껴안기 나선 이명박

[현장] "이명박의 '박'은 박근혜의 '박'"... "창, 총재로 모실테니 돌아오라"

등록|2007.11.14 17:25 수정|2007.11.14 18:34

▲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민성공 시대를 향한 경기 비전 선포대회'에 참가한 이명박 후보와 강재섭 대표 등이 손을 흔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영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본격적으로 당내 '박심' 껴안기에 나섰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두고 "정도가 아니다"고 비판한 뒤의 일이다.

이 후보는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민성공대장정 경기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각 지역을 돌며 당원들과 함께 선거대책본부를 꾸리는 자리로, 경기 지역이 선대본 발대식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 후보는 약 한 시간 동안 경기지역 당원협의회장 43명을 무대 위로 불러 일일이 소개했고, 특히 이들 가운데 이규택(경기 이천·여주), 유정복(경기 김포), 한선교(경기 용인을) 의원 등에 대해서는 '박근혜의 사람들'임을 강조하며 관심있게 챙겼다.

세 의원들은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동시에 의원직도 겸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 후보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박 전 대표의 캠프에서 일했던 인물들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표의 뜻이 여기 있다"

이 후보는 무대 위에서 이들을 소개하면서 '박근혜의 사람'임을 강조했고, 한명 한명 팔로 감싸며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의원들은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하나"라고 화답했다.

대표적 친박 성향인 이규택 최고의원은 "경기도에서 득표 1위를 해서 국민의 소망인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후보의 이름에서 '명'은 이명박의 명이고, '박'은 박 전 대표의 박"이라며 하나됨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유정복 의원을 소개할 때는 노골적으로 박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청중을 향해 "이 사람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없느냐"고 물은 뒤 "이 사람은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를 오랫동안 모시면서도 우수 국회의원으로 뽑힌 사람"이라며 "유 의원이 여기서 함께 하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뜻이 여기 있다고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이에 "강재섭 대표 최고위원과 엊그제 대구를 갔다가 '박 전 대표의 사본'으로 언급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표가 한나라당에 의한 정권교체에 백의종군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며 "올해 국민의 소망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이자 수행실장은 맡았던 한선교 의원 차례. 이 후보는 "방송에서 진행도 보고 나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경선에서 보니 다른 데 가버렸다"고 농을 걸었다. 한 의원은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재섭 대표 "이회창 후보, 총재님으로 모실테니 돌아오라"

한편 참석자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후보로의 표 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고심했다.

강재섭 대표 최고위원은 "엄청난 고통을 참고 마라톤을 하면서 지금 운동장에 들어와서 테이프를 끊으려고 하는데, 중간에 끼어들기나 새치기를 하면 안 된다"며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회창 후보를 "총재님"이라고 부른 뒤 "오는 21일 창당 10주년 기념식에 나와달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훌훌 털고 고향으로 돌아와달라, 문 열어놓고 총재님이라고 부르면서 다시 잘 모시겠다"고 당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원들이 옛날 인연을 생각해서 이회창 후보에게 한 표를 주면, 그것은 바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에게 한 표를 주는 것"이라며 "그것은 정권교체를 가로막는 길이기 때문에 절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 또한 이회창 후보를 향한 서운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당원협의회장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의원이 "이회창 후보를 반드시 경제대통령으로 당선시키자"며 두 이씨 후보를 혼동하자, 이명박 후보는 "실수가 아니라 이 말을 듣고도 (이회창 후보가) 안 들어오면 에잇…"이라며 우스개로 넘겼다.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반드시 경제를 살려서 서민의 웃음을 찾아주는 일을 이루겠다"고 '경제대통령' 공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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