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초조하게 보냈을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대입수능시험 날을 맞아 생각에 잠겨 본다
▲ 밤하늘의 별들이 탑 위에 내려앉은 듯 빛나고 있다. ⓒ 김정애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교문 앞으로 몰려들자 아이들이 지친 모습으로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엄마와 이모를 발견하고 멋쩍은 듯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며 다가오는 조카, 시험 전에 머리를 자르면 어떻다는 속설 때문에 이발을 안했는지 길어진 머리 때문에 핏기 없는 하얀 얼굴이 더 해쓱해 보였던 기억이 난다.
▲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석불 앞 누군가의 간절한 원을 담은 두 개의 촛불 ⓒ 김정애
너무도 간절하기에 수험생을 둔 부모가 아니어도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도하게 된다.
지난 토요일 음력10월 초하루 어둠이 짙게 깔린 산사의 석불 앞에 누군가의 기원을 담은 두 개의 초가 찬바람에 흔들리며 불타고 있는 것을 봤다. 그 옆엔 밤하늘 별들이 탑 위에 내려앉은 듯 수많은 꼬마 등이 보석처럼 빛나고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염불소리가 산란한 마음을 고요하게 잠재웠었다.
"오랜 시간 부모님의 기도 속에 내일을 준비했을 아들, 딸들아~ "
"마지막까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거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만한 가치 있는 것이라 말해주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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