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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가 바로인 전각예술의 세계

공재 진영근의 <검봉유로-칼끝에 길이 있다>전

등록|2007.11.16 09:15 수정|2007.11.16 09:30

▲ '검봉유로-칼끝에 길이 있다'전을 여는 공재 진영근 ⓒ 최용호


저무는 때에는 하루를 돌아보고 한 해를 돌아보고 또한 일생을 거꾸로 돌아본다고 하지 않던가? 자신의 일과나 일생을 거꾸로 돌아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듯 거꾸로 새기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온통 거꾸로 보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거꾸로가 바로인 세상. 그것이 전각예술의 세상이다. 오는 17일(토) 오후 5시부터 30일까지  거꾸로 새긴 미술의 조형을 맘껏 누릴 기회가 부산에 온다.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 회센터 3층 시설관리공단 전시실에서 갤러리 바스키아의 초대전으로 열리는 전각·서예술가 공재 진영근(50)의 '검봉유로-칼끝에 길이 있다'전이 그것이다.

이번 검봉유로전에서는 유·불·선을 넘어선 작품들로 서예·전각 그리고 소위 문인화로 불리는 필묵화 한 점 한 점에 축약된 문구나 도형을 전각으로 새겨 찍은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볼 수 있다.

▲ 진공재 전각전 포스터 ⓒ 최용호


특히, ‘반야심경’은 전라남도 해남의 옥메산에서 캐낸 옥돌을 45×45×30mm로 260개를 만들어 각각의 돌에 12불(佛) 초형을 새기고 그 안에 반야심경을 한 자씩 새겨 넣은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대다수의 작품은 지리산 황토물을 들인 전통 한지에 먹으로 표현한 고전문자로 흡사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와 같은 신작 36점 외에 채근담 1만 2611자를 돌에 새겨 찍은 ‘심각채근담’ 열네 폭 병풍 등은 기존의 부산 미술계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획기적인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전시회의 주인공인 공재 진영근은 한글 1만 6000여자를 돌에 새겨 한글 폰트(글꼴) 24종을 개발했고,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초대전을 비롯한 수차례의 개인전과 수백 회의 초대전을 가진 대한민국 미술계의 중견작가로 활동했다. 지난 2003년부터는 굵직굵직한 명예를 벗어던지고 부산의 용두산 자락에서 필묵과 전각의 대중성 확보를 위한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공재 진영근의 작품들

ⓒ 최용호


덧붙이는 글 전시문의 : 바스키아갤러리(051-24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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