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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반한나라당' 구도 범여권 단일화는 백패다

등록|2007.11.16 09:32 수정|2007.11.16 09:34
'범여권' 누가 지은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이 이름 때문에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갇혀버렸다. 정동영 후보는 우리가 범여권이기 때문에 단일화해야 한다고 우기고, 문국현 후보는 나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인제 후보는 나도 범여권이기 때문에 자리를 차지 해야 한다고 우긴다.

언론은 '범여권'에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을 묶어 버렸다. 어떤 언론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까지 범여권에 포함시킨다. 말이 되는가? 이인제와 권영길 두 후보에게 정책노선에서 하나라도 일치점이 있는가? 없다. 권영길 후보는 나를 범여권이나 단일화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모욕이라 했다. 정말 모욕이다.

범여권은 곧 '반한나라당'이다. 반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논리다. 이것은 선거구도가 이미 한나라당 우위라는 말이다. 정동영 후보, 문국현 후보가 선거구도를 설정하거나 이끌어가지 못하고 한나라당이 형성한 구도에 끌려간다는 의미다. 선거는 구도를 설정하는 사람이 우위에 서 있다. 선거구도를 바꾸는 일은 매우 힘들다.

정동영 후보는 선거구도를 바꾸기 위하여 삼성비자금 사건을 통하여 '부패와 반부패' 구도로 설정하려고 발로 뛰고 있지만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 역시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범여권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아직까지 자신만의 선거 구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끌어가야 하는데 범여권이 아니다. 단일화는 아니다라는 반론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07년 대통령선거는 감동이 없다. 반한나라당 구도는 수동적이기 때문에 감동을 줄 수 없다. 정동영 후보, 문국현 후보, 권영길 후보는 진보와 개혁세력에게 독재시대 같은 냄새가 나지만 '나를 따르라'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한나라당 구도를 통하여 단일화를 시도하면서 '김경준'을 기다리고 있다. 김경준을 구세주처럼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만약 김경준이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검찰이 발표해도 과연 범여권은 희망이 있는가?  한나라당에서 다른 사람이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범여권 후보는 그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

반한나라당 구도는 결코 역동적, 능동적, 감동적인 선거구도 아니다. 이명박 후보가 낙마해도 또 그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12월 19일까지 한나라당 후보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진다.

그러므로 진보와 개혁세력 후보는 반한나라당 구도가 아니라 자신만의 선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아니다'가 아니라,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이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다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 이것을 통한 단일화를 시도해야지 '반한나라당' 단일화는 백패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렵다고? 그 어려움없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나. 대통령은 반장 선거가 아니다. 단체장 선거도 아니다. 세계 11-12위권 경제대국을 다투는 나라다. 한반도 미래를 결정할 5년을 넘어 10년 20년을 결정할 대통령이다. 이런 대통령이 '반한나라당' '범여권'이라는 수동적 프레임 선거구도 때문에 한나라당에 끌려다니고, 후보 낙마에 목숨을 건다면 자격이 없다. 선거구도를 자기 중심으로 바꾸라. 유권자가 그래 나는 누구를 반드시 찍을 거라는 감동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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