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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결전- 107회(7화 12회)

쿠데타 - 12

등록|2007.11.16 09:24 수정|2007.11.16 09:29
경수와 신혁은 울부짖는 영희를 겨우 달래 진정시킨 후 앞 뒤 상황을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영희 말이 맞다면 대선에 나간 김정탄에게는 분명 타격이 올 수 있는 사건이잖아.”

영희는 목소리를 추스른 후 비교적 차분하게 그 의문에 답했다.

“그건 사실이야. 악몽 같은 일이지만 난 그 일을 잊을 수 없어. 경수오빠에게는 미리 얘기를 안 해서 미안한데 내가 쫓기게 된 건 아빠의 얼굴이 TV에 나온 후 아빠를 찾아 당사로 간 후였어. 웃긴 게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날 보자마자 눈빛이 흔들리더라. 수십 년이 흘렀는데도 단숨에 알아 본거야.”

“뭐야, 그럼 저 사람이 딸을 납치해서 어찌하려는 거였어?”

신혁이 TV에 나오는 김정탄을 손가락질하며 어이없어하자 영희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당시에는 날 모른 채 돌려보냈지만 나중에 할 얘기가 있다며 사람들을 보내 날 데려가려 하더라. 하지만 난 아빠가 날 알아보고도 모른 채 한 순간에 할 얘기 따윈 없는 걸 알았어. 다만 과거와 함께 날 파묻겠다는 생각만 들었겠지.”

뉴스에서는 긴급 속보가 이어지고 있었다.

-쿠데타를 주동한 군단장 심봉수 중장이 자살했습니다.

쿠데타 병력은 무장을 해제한 채 시민들을 맞아들였다. 시민들은 김정탄을 무동 태우고 국회로 들어서서 애국가와 만세를 번갈아 불렀다. 김정탄은 그야 말로 영웅이 되어 있었다.

“다 끝난 거야? 저렇게?”

심봉수 중장은 김정탄의 연설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김정탄은 순식간에 국민적인 영웅이 되어 있었다.

“내가 듣기에는 별 얘기도 아닌 것 같았는데.”

경수는 TV속의 촛불을 든 군중들처럼 감격에 젖지 않고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 진짜 영웅은 여기 있잖아. 왜 표신혁 네 얘기는 없는 거야? 솔직히 너 아니었으면 사람들이 진작 몰려가기나 했겠어?”
“영웅은 무슨 영웅이에요. 지금이라도 빨리 부대로 복귀나 해야겠어요. 죄송한데 택시비 좀 빌려주시겠어요? 상황도 끝났는데 이러고 있으면 탈영이니 뭐니 할 것 같아서.”

“다리도 불편한데 혼자 보낼 수는 없어. 저기까지 같이 가자.”
“형, 자꾸 신세만 지면 미안하잖아요.”

“나도 같이 가.”

결국 영희까지 따라 나서 새벽녘에 그들은 다시 국회의사당까지 가게 되었다. 국회의사당은 불꽃놀이까지 벌어져 축제 분위기였고 시민들은 탱크와 장갑차 위로 올라가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거 어디로 가야하는거야?”

경수 일행은 복잡한 인파 속을 헤치며 신혁이 복귀해야할 부대를 찾고 있었다. 결국 표일병은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부대원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야 표씨! 너 왔구나!”
“이 새끼 너 죽은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임마! 너 어떻게 돌아온 거야?”

한바탕 꾸지람이라도 들을 줄 알았던 신혁은 부대원들의 환호성에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저 분들 덕분이에요.”

표신혁이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영희가 임시로 만들어진 높은 단상위에 올라 시민들과 축배를 들고 있는 김정탄을 노려보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신혁은 김정탄의 시선이 영희에게 매섭게 꽂히는 것을 보고 등골이 오싹하도록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왜 그러셨어요.”

영희는 김정탄이 서 있는 단상 바로 아래까지 다가가 소리쳤다.

“대체 내게 왜 그랬어요? 왜! 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 챈 몇몇 이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며 영희에게 다가오자 경수는 영희의 손을 잡아끌고 급히 뒤로 빠져 나갔다. 그런 경수에게 신혁은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형! 누나! 고마웠어!”
덧붙이는 글 </br>1. 두레마을 공방전
2. 남부여의 노래
3. 흥화진의 별
4. 탄금대
5. 사랑, 진주를 찾아서
6. 우금치의 귀신
<b>7. 쿠데타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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