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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산골짝에서 들려오는 '인도양의 눈물'

용문사입구에서 생수통를 두드리며 부르는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의 노래

등록|2007.11.16 17:02 수정|2007.11.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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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눈물경기 양평 용문사 입구 산골짜기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생수통을 두드리며 자기네 민속노래를 부르는 모습 ⓒ 이승철


지난 주말 경기 양평의 용문사에 가는 길이었다. 공원지역을 지나쳐 조금 더 걸어들어 가자 어디선가 익숙하지 않은 낯선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가까이 다가가자 용문사로 가는 개울 위에 있는 다리였다. 다리는 용문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을 가로질러 세워진 다리였는데 10여명의 외국인들이 그 다리 난간에 걸터앉거나 마주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얼굴이 거무스레한 젊은이들이 가운데쯤의 다리 난간에 걸터앉은 채 생수통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을 중심으로 몰려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만 왠지 힘이 없는 목소리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아니면 평소 한국인 고용주에게 주눅이 들어 있어서였을까?

▲ 용문사 은행나무 ⓒ 이승철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했지만 그들은 나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 빠르게 두드리는 생수통 소리에 어울리는 빠른 템포의 노래였지만 10여 명이 부르는 소리인데도 들리는 소리는 아주 작았다.

"스리랑카입니다."

노래가 끝난 다음에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들은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었다. 쉬는 날이어서 이곳 양평까지 함께 놀러왔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우리말 실력은 매우 서툴렀지만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 떨어지는 은행을 갈무리하기 위해 나무 밑에 설치한 비닐 방석 ⓒ 이승철


방금 부른 노래가 무슨 노래냐고 물으니 자기네 나라 전통노래라고 한다. 그런데 1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너무 작게 들린다고 하자 머쓱하여 내 얼굴을 쳐다본다. 그래도 좋은 노래 잘 들었다고 칭찬하며 박수를 쳐주자 기분이 좋은지 얼굴표정이 활짝 펴진다.

인도 남쪽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부르는 '인도양의 눈물'이라는 노래는 구성지고 정겨움이 넘쳤다. 장소가 TV나 지하철 대합실의 가설무대가 아닌 사찰의 입구 산골짜기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부르는 노래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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