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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결전- 108회(7화 13회)

쿠데타 - 13

등록|2007.11.19 08:19 수정|2007.11.19 08:19
“위선자.”

영희는 TV속에 나오는 김정탄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쿠데타를 맨몸으로 저지했다는 이미지로 인해 김정탄의 지지도는 다른 후보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수직상승했으며 대선은 이미 끝났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돌았다. 경수는 이번 쿠데타에 대한 의혹을 얘기한 사이트를 탐방하며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선관위가 태클 걸까 두렵긴 하지만 이런 의혹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심봉수 중장은 김정탄과 과거 친분이 있는 사이였습니다. 관련 기사를 퍼왔습니다.
└Re : 야 그래서 겨우 이런 친분으로 심봉수가 김정탄 후보를 위해 자살했다는 거냐? 넌 신고 했으니 각오해.
└Re : 아주 소설을 쓰고 자빠져 있구먼.
└Re : 그래도 이상하지 않아? 말이 쿠데타지 진행과정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고 죽은 다섯 명의 국회의원과 보좌관도 김정탄에게 사사건건 의혹을 제기하던 이들이잖아.
└Re: 찌질이들 그만해라. 선거법 위반으로 잡혀가지나 말고

게시판의 글을 읽어보며 경수는 영희의 일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경수는 굳이 시끄러운 일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았고 그 일을 조리 있게 게시판에 올릴 자신도 없었다.

“누가 왔나 본데?”

벨소리가 울린 지도 모르고 모니터만 바라보던 경수는 영희의 말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경수는 택배가 올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심코 문을 열었다. 순간 총구가 경수의 이마를 정통으로 겨누었다.

“뒤로 물러서.”

택배원 복장의 사내는 총을 겨누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 뒤에서는 또 한 명의 검은 양복 사나이가 안으로 들어서며 영희를 보고서는 손짓을 했다.

“어이, 왜 그리 속을 썩여? 순순히 따라오면 될 일을 가지고.”

영희는 방바닥에 앉아 검은 양복을 노려보았다.

“이러지 말고 아빠가 직접 오라고 그래!”
“누가 니네 아빠야? 꼭 힘으로 끌어내야 되겠어?”

검은 양복은 손을 쭉 내밀어 영희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영희는 두 손으로 검은 양복의 손을 가로 막으려다가 힘에 부치자 검은 양복의 손을 물어뜯었다.

“아악! 이 년이!”

검은 양복이 손등으로 영희의 뺨을 후려갈겼고 영희가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짐과 동시에 뒤로 물러나 있던 경수가 달려들었다. 검은 양복은 여유 있게 경수의 팔을 흘려보내더니 손을 잡고 꺾어버렸다.

“으악!”

순식간에 팔을 제압당한 경수는 그 와중에 발을 들어 검은 양복의 발등을 힘껏 밟아버렸다. 그러나 검은 양복은 구두로 인해 그다지 타격을 입지 않았고 오히려 경수의 팔을 더욱 세차게 꺾은 후 당수로 경수의 뒷목을 강타했다.

“억!”

경수는 정신이 아찔해지며 앞으로 푹 쓰러지고 말았다.

“어물거릴 틈이 없어!”

총을 거눈 자가 소리치자 검은 양복은 영희의 손을 세차게 잡아끌고 나왔다. 순간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이야! 사람 살려! 불이야!”
“젠장! 어떤 놈이 눈치를 챈 모양이군!”

검은 양복은 영희를 손에서 확 놓으며 바닥을 기고 있다시피 한 경수에게 소리쳤다.

“다른 곳으로 도망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

검은 양복과 택배원이 가버린 후 영희는 몸을 추스르며 땅에 쓰러진 경수를 일으켜 세웠고 순간 열린 문으로 또 다시 사람이 들어왔다.
덧붙이는 글 1. 두레마을 공방전
2. 남부여의 노래
3. 흥화진의 별
4. 탄금대
5. 사랑, 진주를 찾아서
6. 우금치의 귀신
<b>7. 쿠데타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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