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교회, 국악버전 축제 한 마당 보실래요?
홍익교회 추수감사주일 음악축제 한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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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찬양팀 '천둥' 공연국악찬양팀 천둥' 의 공연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고 많은 박수갈채와 함께 앵콜이 터져나왔다. ⓒ 이승철
오후 예배는 짧게 드리고 음악축제로 대신했습니다. 교회 내의 각 찬양대와 찬양팀들이 모두 참가한 축제 한 마당이었지요. 그런데 예년과 다른 모습은 마지막 순서에 하이라이트로 국악버전이 등장한 것입니다.
▲ 진행을 맡은 필자와 민경복전도사 ⓒ 이승철
허이! 허이! 허이! 허이! 읏 짠 짜짜! 깨갱 깨갱, 지잉~~~
북소리, 장구소리, 꽹과리와 징소리. 예전에는 교회 안에서 절대로 들어볼 수 없었던 소리가 쿵쾅! 쿵쾅! 울려 퍼졌습니다.
그동안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은 서양음악과 서양악기만을 선호하고 우리 국악이나 우리 소리를 무속의 소리라고 금기시 해왔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우리 기독교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것, 우리 문화, 우리 소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각이 일기 시작한 것입니다.
▲ 찬양대 3팀 ⓒ 이승철
1차 목표는 추수감사주일에 첫 공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기초부터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소화해내는 일은 상당히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 첫 번째 목표가 대원들의 열성으로 드디어 어제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 어제의 축제는 계획을 세우고 진행까지 제가 앞장을 섰습니다. 교회에서 금기시하는 새로운 문화를 도입한다는 부담과 책임감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계획단계에서부터 토요일 밤 총연습을 한 때까지 상당한 고심을 했습니다. 만일 성공하지 못하게 되면 모처럼 서양문화와 서양음악 일색의 교회에 도입하려고 했던 우리 문화와 우리 가락이 좌절되고 말 수도 있기 때문이었지요.
▲ 소수로 구성된 찬양팀들 ⓒ 이승철
그러나 교인들은 처음에는 국악팀에게 별로 기대를 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배우고 연습하는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오른 국악팀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월등한 기량으로 작품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중들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마침내 공연이 끝나자 “앵콜!” “앵콜!”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말 대단한 환호였지요.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앵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겨우 작품 하나를 만들어 공연에 임했는데 앵콜준비를 어떻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찬양 한 곡으로 앵콜에 답하기로 했습니다. 찬양곡도 우리 가락의 “좋은 일이 있으리라”라는 곡이었습니다.
▲ 특별출연한 고교생 2명 ⓒ 이승철
이곳저곳에서 “얼쑤!” “조오타!”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역시 우리 가락 우리 문화가 우리 정서에 얼마나 잘 어울리고 흥겨운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대성공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교회에서는 우리 가락이 확실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덩기덕 덩 다다다, 얼쑤! 우리가락 한 마당에 같이 어울려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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