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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누릴 '권리'를 가리키는 말은?

[우리 말에 마음쓰기 147] '사람권리'와 '인권' 사이에서

등록|2007.11.21 15:24 수정|2007.11.21 15:24
... 국가인권위원회는 2002년부터 어린이의 인권 감수성에 눈높이를 맞춘 창작동화를 기획·발간해 오고 있습니다 ..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국가인권위원회, 2004) 5쪽

“기획(企劃)·발간(發刊)해”는 “생각하며 펴내”로 다듬으면 좋습니다. “헤아리며 펴내”로 다듬어도 좋고요.

 ┌ 인권(人權) :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
 │   -인권 탄압 / 인권 회복 / 인권을 존중하다
 │
 ├ 어린이의 인권 감수성에 눈높이를 맞춘 동화
 │→ 어린이가 사람권리를 느끼도록 눈높이를 맞춘 동화
 │→ 어린이가 사람권리가 무엇인가 알도록 눈높이를 맞춘 동화
 └ …


‘인권 감수성’이란 무엇일까요? 말이 참 어렵습니다. 보기글을 몇 차례 읽어 본 끝에, 이 글은 “아이들이 인권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에 어릴 적부터 잘못된 생각에 치우치거나 비틀린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싶어서, 어릴 적부터 아이들이 자기 눈높이에 맞도록 쉽고 재미있게 창작동화를 읽을 수 있게 한다면 도움이 되겠다는 뜻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소리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면 말 그대로 “인권이 무엇인지 알도록”이나 “인권을 느끼도록”이라고 하면 넉넉해요.

 ┌ 사람권리
 └ 인권


다음으로 ‘인권’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리는 권리가 ‘人權’입니다. 퍽 널리 쓰이는 말이기에 딱히 한자말이라 느끼지 않고 쓰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아이들 눈높이를 헤아린다면 ‘사람권리’로 풀어낼 때 더 낫지 싶어요. ‘투표권’이라면 ‘투표권리’나 ‘투표할 권리’로, ‘선택권’이라면 ‘고를 권리’로, ‘행복추구권’이라면 ‘행복할 권리’로 조금씩 다듬으면 어떨까요.

글자 수가 적은 말이 쓰기 좋을 때도 있으나, 글자 수가 적다고 해서 언제나 쓰기 좋은 말이지는 않습니다. ‘사람권리’로 쓰면 글자가 둘 늘어나니 ‘인권’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낱말만 탁 적어 놓아도 금세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말과, 따로 풀이를 달며 길게 이야기를 해야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놓고 보면, 어느 쪽이 더 경제성이 있을까요.

겉보기만이 아니라 어떻게 쓰이느냐를, 글자 수만이 아니라 얼마나 헤아리기 좋으냐를, 어떤 말 지식이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받아들이고 쓸 만한가를 살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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