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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리사가 만든 맛있는 세상

한식조리기능사 딴 양산 중부초 12살 박민지 학생

등록|2007.11.21 20:44 수정|2007.11.21 20:44

▲ 민지가 아주 익숙한 솜씨로 오이를 채썰고 있다. ⓒ 조원정


경남 양산에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꼬마 요리사가 탄생했다. 산업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제5회 한식조리 기능사 시험에서 중부초 박민지 학생이 12살이란 어린 나이에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단 한 번에 손에 거머쥔 것이다.

10살부터 요리를 시작해 이미 2년차에 접어든 민지 학생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칠절판과 수란이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구절판에서 해산물을 뺀 칠절판은 손님접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흰 구름을 먹는 듯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수란 역시 만들기가 까다롭다.

“만드는 게 어려운 만큼 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어서 자주 만들어요. 제가 만든 칠절판과 수란을 먹어보시면 다른 음식은 못 드실 걸요?”

요즘엔 어머니가 바쁘셔서 식구들이 먹을 음식을 손수 만든다는 민지를 보고 할머니가 손녀자랑을 늘어놓는다.

“우리 민지는 김장을 혼자서 해요. 그런데 어멈이 한 것보다 더 맛있어요. 민지가 끓여준 부대찌개랑 손수 담은 김장김치만 있으면 진수성찬이 따로 필요 없죠. 내가 하면 맛이 없다고 아예 주방에도 못 들어오게 한다니까요.”

하지만 민지 역시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땐 음식 간을 맞추는 것부터 고기가 제대로 익었는지 가늠하지 못해 음식을 망쳐버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팔 힘이 약해서 빠르게 반죽을 해야 할 때나 두께가 있는 음식을 썰 때 제대로 썰어지지 않아서 수영을 시작했다. 그것도 수영선수를 육성하는 강도 높은 곳에 등록해 체력을 키웠다.

민지는 자기 이름이 붙은 요리를 계발하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따고 제과제빵에 푸드 코디까지 배울 거라고 야무지게 말한다.

세계적인 요리사로 거듭나고자 내년 중국 국제학교로 유학을 떠날 계획까지 세운 민지. 그 야무진 모습에 20년 뒤 한국을 대표할 음식을 만드는 민지 요리사의 모습이 벌써 머릿속에 그려진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05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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