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저학년일수록 입시학원 많이 다녀"

익산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은?

등록|2007.11.22 10:03 수정|2007.11.22 10:16

이제는 교육이다'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익산 건설, 이제는 교육이다'라는 현수막 아래 강연자와 시민들 ⓒ 오명관



지난 21일(수) 오후 3시부터 전북 익산시교육청 3층 대회의실에서 ‘익산교육 발전을 위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익산시 의제21’에서 주최하고 익산교육시민연대에서 주관한 행사로 시민 300여명이 참가해 익산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광대 교육학과 손충기 교수는 익산시민의 교육의식 실태에 대한 강의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주제발표를 했다.

손 교수는 “이번 조사는 익산시내 초·중·고 학생(각 학생별 남녀 200명씩)과 초·중·고 교사(각 학교별 남녀 50명씩) 그리고 학부모(각 남녀 200명씩)와 시민들(각 남녀 100명씩) 총 2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며 “학생들은 무작위로 각각 10개 학교와 교사 또한 조사대상 학교 모집단을 조사했으나 응하지 않은 교사를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역시 조사대상 학교의 해당 학년 학부모와 원광대학교 예비교사 동아리인 ‘퍼플잡’ 학생들이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질문지는 익산시 의제21 교육문화환경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하고 개발했으며 원광대학교 교육학과 김영태 박사가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조사자들은 ‘인성이 훌륭한 학생’이라고 제일 많은 답변을 했다.

또한 교육을 받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도 역시 ‘좋은 인성과 인격 함양’이라고 모든 조사자들이 제일 많은 답변을 했다.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인성이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답변이 많다. ⓒ 설문지 스캔



교육을 받는 이유좋은 인성과 인격 함양’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 설문지 스캔



그러나 익산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모든 조사자들이 ‘그저 그렇다’라는 대답이 제일 많았고 만족과 불만이 거의 비슷해 익산 교육의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익산교육의 불만에 대한 질문에 초등학생들은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을, 중학생들은 ‘다니고 싶은 학교 입학이 어렵다’이고, 고등학생들은 ‘학교 운영이 비민주적이다’라는 답변이 제일 많았다.

교사들과 시민들은 ‘학교주변 환경이 열악하다’를, 학부모들은 ‘학교환경의 지역적 격차가 심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익산 교육의 불만은?학생과 성인들의 견해차가 엿보인다. ⓒ 설문지 스캔



이를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고등학생 모든 남녀 학생들은 '학교 운영의 비민주적'이라는 답변이 많았고 초등학생 남녀와 중학생 남학생들은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이 심하다'는 답변이 많아 저학년일수록 폭력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고학력일수록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익산시에 가고 싶거나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라는 질문에는 중·고등학생들은 ‘다양한 특기적성을 기를 수 있는 학교’라는 답변이 많은 반면, 교사와 시민, 학부모들은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큰 학교'로 꼽았다.

가고 싶은 혹은 보내고 싶은 학교는?학생은 특기적성을 기를 수 있는 학교를, 성인은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큰 학교를 제일 많이 꼽았다. ⓒ 설문지 스캔



그렇다면 '익산시에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가 있느냐(초·중·고생 및 학부모만)'라는 질문에는 하나같이 ‘별로없다’고 대답해 익산 소재 학교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가'라는 질문을 보면 더욱 뚜렸해진다. 초등학교 여학생들은 ‘즐겁다’고 했지만 ‘그저 그렇다’라는 답변과 비슷했다. 그리고 초교 남학생들과 중.고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은 ‘그저 그렇다'라는 대답이 많았기 때문이다.

'익산시 학교간의 경쟁의식'에 대한 질문에는 초등학생을 제외한 중학생과 학부모들은 ‘잘 모르겠다’를, 고등학생과 교사, 시민들은 ‘소모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는 답변이 많아 학교간 경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학교간 경쟁의식은?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 설문지 스캔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질문 중에 '현재 받고 있는 사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중학생은 ‘국·영·수를 중심으로 하는 입시학원’이라고 답변이 많은 반면, 고등학생들은 ‘받지 않고 있다’라는 답변이 많아 오히려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의외였다.

오히려 저학년일수록 입시학원을 많이 다니고 있어 어릴 때부터 입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교육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답변에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 시민들은 ‘학교 수업의 보충을 위해’라는 대답이 많은 반면, 교사만이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많아 시각차를 보였다.

요즘 익산시가 추진하려고 하는 ‘영어체험학습 수련관’에 대한 답변은 대체적으로 긍정과 부정적 견해가 엇갈렸는데 중·고생과 교사들은 ‘투입비용에 비해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고 학부모와 시민들은 ‘어학연수, 외국생활 체험기회를 갖는 좋은 구상’이라고 답변해 아무래도 재정적 부담이 많은 학부모와 시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학생과 교사는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영어체험학습 수련관학부모와 시민들은 경제적 이유로 긍정적, 교사와 학생들은 비효율성을 들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설문지 스캔



이에 손 교수는 “익산의 교육발전은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익산시가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기대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익산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폭력 근절과 진로교육 강화,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들이 ‘내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 시킬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특히, 학교간 고등학교들의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발전 방안을 모색해 불필요한 경쟁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원광대학교 전희종(전 이리여고 교장) 강의교수는 “사실 익산시는 인근에 있는 전주나 군산보다 교육수준이 높았다”며 “그러나 설문내용처럼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익산 교육에 대해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 주목을 끌었는데 이는 익산시의 교육을 다양화 및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

전 교수는 “‘고등학교 취업 지원팀’을 만들어 실업계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익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즉, 실업계 학생들마저도 대부분 대학을 진학하고 있는데 교육적 낭비가 초래하고 있다”며 “실업계 학생들이 취업이 안되니깐 대학이라도 진학하자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각종 산업체들과 연계해 실업계 학생들이 취업이 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는 것도 또한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좋은 성과를 나타낼 것이다”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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