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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가 학교 선생님보다 더 잘 가르친다?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형에게

등록|2007.11.22 10:03 수정|2007.11.22 13:15

▲ 경북의 한 초등학교 수업 모습.(기사 내용과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학교 선생님은 못 가르친다?

중학생 대상 학원에서 강사로 수업하며 가끔 “학교선생님이 너무 못 가르치신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와서는 안되는 이 말이 왜 나왔을까? 이는 학교 선생님의 탓도 학생의 탓도 아니다.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문제점과 함께 해결책도 많이 제시되었기에 자세한 언급은 생략하기로 한다.

여기서는 “학교 선생님이 학원 강사보다 못 가르친다”는 그릇된 생각을 하는 학부형이나 학생들에게 그렇지 않음을 말하고자 한다. 그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것도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한 가지 작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수업이 더 질이 높다

우선 알아두어야 할 점은, 학교와 학원은 그 성질부터가 판이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학원은 성적을 올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학교는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교육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학교가 그 목적을 이루고 있느냐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고자 한다). 또한, 각 과목에 대한 학원의 시수와 학교의 시수가 같지 않다는 점도 중요하다.

▲ 수업 교재를 보고있는 한 학생.(기사 내용과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 ⓒ 임정훈

이 두 가지가 학교와 학원의 차이를 가져오게 하는 이유다. 제한된 시수에 성적을 올려야 하는 것은 학원 강사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은 설명을 하지 않고 시험에 나올 것들만 집중해서 설명한다. 학원 강사의 능력은 성적으로 판가름나기 때문에 결국 오랜 시간동안 이해시키려는 것을 포기하고 암기위주로 나간다. 심지어 이해가 중요한 국어 과목조차도 ‘밑줄 그어’, ‘별 표’ 하며 수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의 수업은 다르다. 학원보다 훨씬 더 자세히, 더 풍부한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이해를 목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원 수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업의 질은 높다고 할 수 있다(학원의 교사 지침서를 보면 내가 가르치는 내용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시험 보는 기계로 아이들을 만들어 가는지 부끄러울 때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학원 수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원 수업에 익숙해져 있고 시험만 중요시 여기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험에 나올 것만 공부하면 되고 그 외의 것은 불필요한 것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학교 수업 중에 선생님이 가르치는 그 내용이 정작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학원이 가르치지 않는, 시험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얼마나 학원 수업이 자신들을 망치고 있는지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학교 선생님들이 학원 수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내용을 자세히 가르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학원에 의존해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은 결국 학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져 계속해서 학원에 의존하고 강사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만을 달달 외워 시험을 치르는 기계가 될 것이다. 자생력도 창의력도 없는 수동적 인간이 되는 것이다.

과감히 학원에서 벗어나 학교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그럼 학원 수업에서 들었던 내용이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고 오히려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

학교 수업을 귀중히 여기고 학원을 멀리하길 바란다. 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모두 얻을 수 있다. 오히려 학원 수업에서 주지 못하는 것을 학교 수업은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기사에서는 '학원에 다니는 것이 대부분의 학생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있는 학원 학생들의 자료를 통해 통계로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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