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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온 나라가 김경준과 BBK에 올인"

주요당직자회의, 여론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등록|2007.11.23 10:53 수정|2007.11.23 11:05

▲ BBK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가 23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경찰대의 보호를 받으며 준비된 차량에 오르고 있다. ⓒ 유성호


김경준씨의 모친 김영애씨가 귀국하고 에리카 김씨가 미국 현지에서 국내 언론을 통해 이면계약서를 공개하는 등 BBK 후폭풍이 계속되자 한나라당 내부가 끓고 있다.

한나라당은 BBK 사건에 관한 불리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2002년 김대업 사건과 똑같다"며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관련 사항을 보도하는 언론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23일 오전 당 지도부가 참석한 회의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온 나라가 오로지 김경준씨와 BBK에만 올인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 원내대표는 "여당은 1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폭로를 하고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으로 '이명박 국회'를 만들더니 대선까지 'BBK 대선'을 만들고 있다"며 "대선에 책임져야 할 여당이 완전히 책임을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도 BBK 공방으로 하루가 지나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과거 언론이 자유를 수호한 적이 있지만 사실을 왜곡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꾼 적도 있었다"고 언론을 겨냥했다.

이 사무총장은 "(언론은) 2002년에도 김대업 사건으로 우리가 정권을 탈취당하는 아픔을 겪게 했고, 편파적인 탄핵방송으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엄중한 시기에 모든 매체가 엄정한 중립을 지켜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만약 이런 사태가 계속 발생하면 방송제작자 및 방송사 등에 대해 방송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거나 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며 "계속 이렇게 진행이 될 때는 국민과 더불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병풍 공작식 허위폭로 수법이 김대업 수법과 똑같다"며 "2002년 김대업씨가 녹음테이프를 귀중한 것처럼 흔들었지만 이번에는 위조계약서 원본서류가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심 부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MBC 방송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인터뷰 거절, 법적 대응... 마음 상한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뉴스레이더>에 출연해 "범죄인 집단이 들어오는데 그게 큰 뉴스가 되는 것인지 유감"이라며 "에리카 김씨나 김경준씨, 그의 부인이나 어머니가 들어오는데 그게 큰 뉴스냐"고 언론을 꼬집었다.

홍 위원장은 "미국 판결문을 보면 이들을 모두 한 (범죄인) 집단"이라며 "범죄인 집단 들어오는데 대한민국이 떠들썩해야 한다는 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전날 오후 MBN과의 전화 인터뷰를 거절했다. 해당 방송사가 박 대변인과의 인터뷰 직전 에리카 김씨와 인터뷰를 했기 때문. 당사에서 이 방송을 본 박 대변인은 "(김씨의 주장을) 인정 못 하겠다"며 반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이외에도 BBK 사건을 다룬 MBC TV <100분토론>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에리카 김씨를 인터뷰했거나 인터뷰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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