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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육신을 건강하게, 화합의 한마당

-원불교 부산지구 한마음 운동회-

등록|2007.11.25 20:12 수정|2007.11.25 20:18

한마음 운동회 개회식2007년 11월 25일 원불교 부산교구 한마음 운동회가 광일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 정근영


입동이 지난 지 2주 하고도 사흘이 지났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는 며칠 전에 벌써 첫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겨울철이 접어든 것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오늘 부산의 날씨는 포근하기만 하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우리 남부지방엔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는가 보다.

교무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광일초등학교에서 원불교 부산지구가 ‘한마음 운동회’가 연다고 한다. 이 일 저 일 핑계로 법회에 나가지도 못했다. 교당에 나가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수의 신자들이 딸아이의 혼례에 참석해서 축하해 주어 고마운 인사를 전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운동회하면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 왔지만 이제 각종 사회단체에서도 친목을 도모하려고 운동회를 준비한다. 원불교에서도 운동회를 열어 법우들 간의 친목을 다지나 보다.

대학동문회에서는 ‘두류제전’이라 이름 붙여서 해마다 체육대회를 연다. 체육대회라고는 하지만 배구대회 일색이다. 몇몇 선수들만 참여하는 배구대회를 보면서 참석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의 운동회는 없을까, 그런 운동회가 있다면 어떻게 운영되는가 궁금했는데 잘 되었다 싶다.

광일초등학교를 들어서니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장기자랑을 위하여 울긋불긋 몸치장을 한 사람들과 탈을 뒤집어 쓴 사람들도 보였다. 꽹과리 소리, 북소리 드높은데 선수들은 교당별로 줄을 서서 강당으로 입장하였다.

원불교 표어 가운데 ‘영육쌍전’이란 말이 있다. 정신과 육신을 아울러 건강하게 하자는 말이다. 종교인들은 영의 문제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지만 원불교는 정신건강과 육신건강을 아우를 것을 주문한다.

하늘사람 날기하늘사람은 욕심이 없는 어린아이를 일컫는다. 구름으로 상징하는 베위를 날아서 반환점을 돌아가는 경기이다. ⓒ 정근영


9인 연원 달리기9인 연원이란 한 사람이 9인을 교화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한 사람이 9인씩 만 교화해 나가면 수많은 중생이 불은을 입고 교화가 된다. ⓒ 정근영


원불교 부산교구는 부산지구와 동래지구로 나눈다. 오늘 ‘한마음 운동회’는 부산지구 12개 교당이 참여한다. 부산 원불교는 지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새로 부임한 김일상 부산 교구장은 ‘해야 한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행동한다’의 4 히읗 운동은 벌이고 있다. 부산교화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화합의 한마당 운동회를 준비한 것이다.

개인끼리 화합하고 국가를 구성하는 각종 단체, 사회단체들이 화합한다면 나라 역시 편안해지리라. 따라서 오늘 원불교인의 화합 한마당이 그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국가의 안정을 다지는 작은 몸짓이 될 수도 있으리라.

주먹밥을 먹는 점심시간주먹빕이라도 맛은 있다. 공자는 물먹고 물을 마실지라도 그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 정근영


점심시간교당별로 준비해온 주먹밥과 김밥으로 점심을 즐긴다. 원불교인의 행사에서 낭비를 찾기는 어렵다. 점심시간 후 쓰레기 한 점 내놓지 않는다. ⓒ 정근영


이 날의 잔치마당은 열림마당, 화동마당Ⅰ, 장기마당, 화동마당Ⅱ, 맺음마당 등 다섯 마당으로 열렸다. 운동회의 핵심은 화동마당이다. 화동마당의 프로그램은 ‘하늘사람 날기, 9인연원 달리기, 한마음 달리기(6인7각경기), 법륜굴리기, 가족 법마상전경기, 단체계주, 대동마당’의 순으로 진행됐다.

나는 지금까지 34년가량 초등학교 교직에 봉직하고 있다. 해마다 운동회를 하지만 운동회 종목이 34년 전이나 거의 차이가 없어 불만이었는데 오늘 원불교 운동회를 보면서 몇몇 색다른 종목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장기 자랑 하늘사람, 귀여운 꼬마들의 재롱잔치마당이다. ⓒ 정근영



검정 고무신 머리에 이고아련한 추억이 배여있는 검정 고무신, 춤 자랑의 소품으로 등장했다. ⓒ 정근영



실내에서 한 운동회라 움직임이 적고 덜 위험하기도 했다. ‘법륜굴리기’는 20명 가량이 1조가 되어 PVC 물받이를 서로 맞대고 그 위로 같은 구슬을 굴려서 그릇에 담는 경기로 마음을 맞추어서 천천히 수슬을 굴려가야 하는 경기였다. 중간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구슬을 굴려야 하는 경기로 마음만 급하다고 서둘다가는 실패를 거듭하는 경기였다.

그밖에 ‘하늘사람 날기’나 6인7각 경기 ‘9인연원 달리기’ 등 모두가 한 마음 뜻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되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통해서 서로 마음을 합하고 친해지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싶었다.

노래 자랑노래가 있는 곳에 춤이 있다. 흥겹게 노래하는 선수들 ⓒ 정근영



6인7각 달리기여섯사람이 한 마음이 되어야 달릴 수 있는 경기다. 하나 둘 구령에 맞추어 마음을 맞추어야 달릴 수 있다. ⓒ 정근영



초등학생에서부터 예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이 한 마음이 되어 즐긴 운동회가 되었다. 점심시간 주먹밥 한 개, 김밥 한두 줄에 종이컵에 담아먹는 시락국 맛도 일미였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들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영육쌍정을 다지는 화합의 한마당 ‘한마음 운동회’는 사단법인 삼동레크레이션협회에서 진행해 주었다.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열어가자 하나의 세계’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의 한 마당이 되었다.

어깨 걸고 가슴을 열어라어깨를 걸고 가슴을 열고 도반이 된다. 한 마음 화합으로 가는 길 ⓒ 정근영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www.dharmanet.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 가족이 한 마음이 되고 하나의 단체도 한 마음이 되고 그래서 온 나라 온 백성이 한 마음이 된다면 거기에서 평화가 자리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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