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아이들이 일궈낸 청출어람 3종 세트
[서평]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인디고 아이들'
▲ ⓒ 궁리
출판사 궁리에서 내놓은 세 권의 책을 쓴 저자는 ‘아이들’이다. <행복한 책읽기> <창조적 열정을 지닌 청소년> <토토, 모리를 만나다>를 ‘인디고 아이들’이 썼다.
인디고(INDIGO)라니? 내 기억 속의 ‘인디고’는 36색이 한 세트로 들어 있는 포스터칼라의 빛깔로 떠오른다. 이름이 낯설고 물감의 동그란 뚜껑을 열었을 때 맑고 투명한 미디움 아래 검은진청빛으로 반지르르 윤이 나던 인디고. 언뜻 펜촉에 찍어 쓰던 진한 잉크 빛처럼 보였지만 들여다볼수록 깊고 묵직한 색감이었다.
인디고 아이들은 아람샘과 수백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인디고서원의 행사 ‘주제와 변주’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대학입시를 위한 책이 아닌, 그들이 직접 읽고 또래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인문학의 책으로 말이다.
열일곱 살 청소년들이 강추하는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읽기>
▲ 토론하는 인디고 아이들 ⓒ 궁리
그런데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걸까?’ 이 물음은 결국 인문학의 주제이므로 <행복한 책읽기>는 인문학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의 삶을 변주하는 <창조적 열정을 지닌 청소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 인디고 아이들, 그 쪽빛 감성이 눈부시다 ⓒ 궁리
그리고 이 책은 그렇게 행복한 삶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한다. 하고자 하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열정을 갖고 이 세상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려고 애쓴다. 그런 노력을 실천적 삶으로 정리해낸 인문학의 저서이다.
그런데, 이들 청소년은 언제 어른이 되는가? 창조적 열정은 언제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까? 청소년으로서는 지금 그 자리에서 그들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수업하다가 잠든 아이들을 위해 그들에게 필기한 노트를 빌려주거나 복사해서 함께 나누어 보는 사회가 아름다운 세상일 것이다. 인디고 아이들이 지닌 아름다운 심성으로 세상도 아름답게 만들려는 사례를 많이 보고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책 속의 저자를 만나서도 풀리지 않는 많은 문제들과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이 남았고 새로운 질문도 생겨났습니다… 저자에게 어른들에게 세상을 향해 던졌던 질문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답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꼭 해야 할 어떤 숙제보다 중요했습니다.” (본문에서)
아람샘과 함께한 행복한 인문학 수업 <토토, 모리를 만나다>
▲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천하는 힘, 그리고 생각한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다. ⓒ 궁리
프랑스에서 노숙자들의 주거권을 위해 돈키호테의 아이들과 같은 사례를 통해서 이제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는 과정을 외국의 사례에서 배우게 된다. 그와 더불어 이 책의 부제가 인문학 수업인 만큼 동서양의 고전에 나오는 사상가들의 한층 깊은 사유를 우리의 아이들이 함께 나누는 계기를 정리했다.
“아직 사회에 나가지 않는 청소년들, 그렇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꿈을 꿀 수 있는 우리야말로 희망없는 세상에 꿈과 용기 그리고 열정을 불어넣어야 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어진 틀에 맞추어 공부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만 생각을 가두어놓기엔 저희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인디고 아이들은 이제 세상에 나가 또 다른 ‘아람샘’의 역할을 할 것이다. 순수한 열정으로 자라나 창조적인 생각들로 인디고의 ‘쪽빛’을 세상에 스며들게 하는 인디고 아이들. 책을 통해 더 풍요로워진 삶이 얼마나 진정한 공부인지를 깨닫게 한다.
덧붙이는 글
'인디고 아이들'은 인지심리학자 낸시 앤태프가 쓴 <색깔을 통한 삶의 이해>라는 책에 소개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인디고 서원에서 함께 책을 읽고 사유하며 토론하고 실천하는 쪽빛 아이들을 통칭하여 부르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