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한문' 배워요!
충북 제천 왕미초등학교, 방과후학습으로 '한문교육' 진행
▲ 한문 수업중 ⓒ 조영창
충북 제천 봉양읍에 있는 왕미초등학교에선 매주 금요일,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40여분간 한문교육이 진행된다.
왕미초등학교에서 방과후교실 중 하나인 '한문교육'을 통해 전통의 의미를 일깨운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한 번 찾아가봤다. 지난 23일, 첫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신청자 28명 중 24명이 참석해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면지로 만든 교재를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 '전체 학생수가 152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라 이면지를 사용하는 것일까'를 궁금해 하던 중 강의를 담당하던 이재원 선생이 말했다.
"수업을 위해 방문해 보니, 학교측에서 이면지를 제공해 사용하게 됐다. 물질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이 시기에 작게나마 아끼는 정신도 좋게 생각한다."
▲ 이면지를 활용한 교재 ⓒ 조영창
'한자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선생은 "한자는 한 자를 알면 두 자를 알 수 있고 배울수록 쉬워진다"며 "한자는 표의문자로서 글자가 만들어질 때 서로 부분 부분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에 기초한자를 익히면 다른 글자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문을 배우다 보면 그 속에 스며들어 있는 윤리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교육돼인성교육에는 제격"이라며 "밖에서 그 전에 가르치던 학생들이, 만날 때마다 '훈장님'이라며 공손히 인사를 해, 그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1시간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만나게 된 3학년 1반 채윤지 학생. 채 양은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인 2학년 때도 친구 엄마한테 한문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이런 교육을 통해 모르는 한자를 배우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교육도 기대된다"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수업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한문교육재료를 유심히 보고 있는 한 학생 ⓒ 조영창
이날 첫 수업을 담당한 이재원 선생은 어릴 때부터 논어, 맹자, 주역 등을 익혀왔으며 인근인 주민자치센터와 유치원 등에서 어린 학생들을 다년간 도왔다.
얼마 전에는 60세 이상된 사람들이 제출한 작품 중 서예, 문인화, 회화작품을 심사하여 시상하는 대한민국기로서예대전에서 고려시대의 문신이자 대학자인 익재 이재현 선생의 작품 중 소악부에 나오는 '정과정'을 작품화하여 동상 수상하기도 했다.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난 후 뚜렷이 할 일이 없던 시골 아이들에게 이 한문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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