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정치공방에 실종된 대운하 '검증'

이명박 후보 '한반도 대운하' 공약 관련 민언련 모니터단 보고서

등록|2007.11.27 19:53 수정|2007.11.27 19:53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김서중, 이하 민언련)은 27일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관련 방송보도 보고서를 내고 “지지율 1위 후보가 첫 번째로 내세운 대표 공약이지만 이를 심층 분석한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보고서에서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책보도는커녕 각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구체화하여 발표한 주요 공약에 대한 검증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지목했다.

민언련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6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64건의 대운하 관련 보도 가운데 분석보도는 KBS와 MBC 각각 1건으로 총 2건(3.1%)에 그쳤고, SBS는 1건도 없었다.

그나마 분석을 시도한 2건도 11월 10일과 14일에 보도된 것으로, 이전 1년 동안 3사 모두 1건의 자체 분석보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운하 검증은 없고,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에 비중

보도내용에서도 대운하 검증은 없고,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드러났다. 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전체 보도 중 ‘보고서 변조·유출 논란’을 다룬 보도가 절반(54.7%)을 넘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정부가 특정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과 별개로 그 보고서의 내용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것 또한 방송의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지적하며, “그러나 방송사들은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자료의 유출과 조작문제에 집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이어 ‘대운하 관련 검증공방’ 보도도 “대부분 후보 간 토론회를 단순히 ‘중계’하거나, 정치공방 중 오간 대운하 관련 내용을 한두 마디 따서 그대로 보도한 수준”에 그쳤고, “검증 제기조차 ‘공세’나 ‘설전’ 위주로 전달해 그 의미를 희석시켰다”고 비판했다.

보도 내에서 공방을 벌인 주체도 80%이상이 한나라당 측 인사로 채워져 한나라당 내부공방으로 범위가 한정되었다. 반면, 대운하 공약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환경, 시민단체의 의견은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검증보도, '검증'은 제대로 안돼

민언련은 그나마 2건의 대운하 검증보도도 ‘찬반 의견을 기계적으로 나열’하거나 다른 후보들의 대운하 공약에 대한 비판을 나열식으로 전달하는 등 내용면에서 부실했다며 평가절하했다.

민언련은 이처럼 부실한 대운하 관련 보도에 대해 “방송은 대선 공약을 단지 선거 공약이 아니라 당선된 대통령이 수행할 정책이라는 전제 아래 그 정책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보도를 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하며, “대운하 공사가 실제 시작될 때도 지금 같은 수준의 보도를 하고 말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보고서 전문은 민언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ccdm.or.kr/main/vote2007/board/board_read.asp?bbsid=vote2007_broadcast&b_num=77&page=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