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인 다희는 두 살 아래의 남자동생이 있는 여자아이입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분출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이것저것 불량식품을 포함한 군것질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입니다.

동생이 어릴 적에 심한 아토피를 앓았던 관계로, 엄마가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습관이 되어있어 되도록이면 군것질 거리를 사주지 않아 평소 불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이해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서의 먹거리는 ‘한살림’을 통한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기에, 집에서 발걸음으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씩 대형마트에 갈일이 생기면 다희와 동생 건희는 즐거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즐거워합니다.

며칠 전에도 엄마와 대형마트에 갔던 두 아이는 넓은 마트와 많은 사람들, 화려한 상품들에 즐거워하며 마트 여기저기를 부산하게 뛰어다녔습니다. 몇 번 조용히 주의를 주다가 행동이 지나치다고 판단한 엄마는 화가 났고, 집에 돌아와서 두 아이를 야단을 친 후 다시는 공공장소에서 뛰지 않겠다는 자필 각서(?)를 요구했습니다.


엄마의 각서 요구에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 다희는 그림으로 각서를 대신하겠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그림을 그렸답니다.

보기에 한번에 이해가 되시나요? 원안에는 사람이 뛰고 있는 모습과 금지표시가 겹쳐져서 그려있습니다. 그러니 ‘뛰는 것 금지’를 의미한답니다. 기둥을 포함해서 해석하면 ‘○마트에서 뛰는 것 금지’가 되겠습니다. 

큰 금지표시 옆에 ‘=’글자와 함께 조그맣게 금지표시가 또 있습니다. 그 안에는 뭔가가 그려져 있구요. 그 무엇은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랍니다. 따라서 두개를 연결해서 해석하면 ‘○마트에서 뛰면 앞으로는 어떤 상품도 못 산다’라는 거랍니다. 즉, ‘○마트를 못간다’로 해석되겠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시끄러운 도장이나 사인 공방을 들었는지 계약서에는 그것들이 들어가야 한다며, 이름 뒤에 (인)을 쓰고 사인을 했는 이름과는 조금 달리 흘려서 쓴다고 쓴 것이 ‘이다회’가 되어버렸네요.

다음부터는 공공장소에서 소란스럽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림 계약서를 작성한 다희에게 엄마는 칭찬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