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배령의 가을바람부는 곰배령의 가을 ⓒ 김홍섭
<바람 부는 날>
더러는 바람이고져
작은 냉이꽃에
벗은 나무에
수천의 입술로 반짝이는
잎새에 소살데는
허무이고져
나를 떠나 돌아가는
그대의 옷자락에 파고드는
애무이고져
돌담 옆에 스치는 햇살이고져
내 머리털의 마지막
한 올까지라도 모아 빚은 비단으로
그대의 알몸을 감싸주고
내 입술의 마지막 술잔까지라도
그대의 가녀린 손끝에 적셔주고저
더러는 강물이고져
그대의 핏속에 흐르는 물길 따라
한없이 헤엄치는 작은 시내
작은 강물이고져
닿는 곳 어디라도 따라가며
쉬는 때 언제라도 쫓아가는
한 숨의 바람이고져
바람이고져
▲ 가을 숲길가을 숲길 ⓒ 김홍섭
덧붙이는 글
* 김홍섭 시인은 문학세계 2006. 6 "오후의 한 때가 오거든 그대여" 신인상 등단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