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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나는 자갈치시장에 미술관이 들어선 이유’

부유층에 의해 왜곡된 미술시장에 신선한 바람...바스키아 갤러리

등록|2007.11.30 15:04 수정|2007.11.30 15:04

▲ 자갈치회센터에 들어선 바스키아갤러리. ⓒ 최용호


“비린내 나는 자갈치 시장에 미술관이 들어서다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산물시장과 미술관의 만남이지만 회를 먹으러왔다 우연찮게 들린 관람객들은 자갈치시장 미술관을 보고 신기해하고 있다.

지난 10월 개장해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자갈치회센터 3층에 들어선 이 갤러리에서는 현재 전각가이자 서예가인 진공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싱싱한 어패류를 사러 온 사람들과 미술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까지,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2층 수산물센터에서 올라온 비릿한 생선냄새와 시끌벅적한 상인들의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 바스키아갤러리 내부전경. ⓒ 최용호


사하구 괴정동에 거주하는 김대오(41)씨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어시장 한 중간에 이런 전시장이 있어 신기하다”며 “이런 곳에서 미술작품을 만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들릴 때마다 다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미술관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0월13일. 자갈치시장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동시에 개관했다.

그동안 종합예술가 데이드림의 ‘내집엔 복이 가득전’과 피아노 연주회, 효산 장철수의 ‘참숯패널전’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천상병 시인 소장전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기획돼 있다.

손정금 바스키아갤러리 관장은 “문화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없는 서민과 일반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렇게 가장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갈치시장 저잣거리로 나왔다”며 “문화예술의 불모지 부산지역에서 새로운 예술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 바스키아갤러리 손정금 관장 ⓒ 최용호


이처럼 소란스러운 시장통에서 전시회를 열게 된 작가들도 이런 분위기를 은근히 즐기는 듯하다. 최근 부유층에 의해 왜곡된 미술시장보다는 오히려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이런 대중적인 공간이 마음에 든다고.

전각예술가 공재 진영근씨는 “자갈치 시장의 비린내는 바로 사람 사는 냄새”라며 “예술과 삶은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전했다.

부산의 명소 자갈치시장이 이처럼 기존 사고의 틀을 깨며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한소리타임즈 제6호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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