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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동그랑땡, 쉽게 만드는 '요령'

김밥 말듯 말아 냉동한 뒤 칼로 썰면 끝!

등록|2007.11.30 15:23 수정|2007.11.30 15:55

▲ 누구나 좋아하는 동그랑땡입니다. ⓒ 이효연


'육원전', 쉽게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동그랑땡'이 될 것이고, 서양식으로 말하자면 '미니 햄버거' 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고기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서 팬에 구워낸 요리입니다.
명절이나 중요한 잔칫날이면 빠지지 않고 상에 놓여지는 동그랑땡, 그리고 냉동해 두었다가 마땅한 반찬 없을 때 몇 개씩 꺼내 구워먹으면 금세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동그랑 땡, 모닝롤 사이에 넣어 오이 등 야채를 곁들인 후 케첩을 뿌려내면 깜찍한 미니햄버거가 되는 동그랑 땡은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일 거예요.

쇠고기만을 사용하자면 재료값이 꽤 들어가지만 돼지고기와 야채를 듬뿍 넣어 만들면 푸짐하게, 그러니까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하자면 커다란 '빨래 삶는 양푼'으로 하나 가득차는 양을 만들 수 있으니 알뜰 메뉴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 서양식 햄버거와 만드는 법은 거의 흡사하지요. ⓒ 이효연


그런데! 문제는 고기 반죽을 만든 다음 동글동글하게 모양을 내서 빚는 과정이 너무나 번거롭다는 겁니다. 균일한 크기의 동그란 반죽을 빚는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도 아니고요. 반죽을 빚다 보면 손에 자꾸 반죽이 달라붙기도 합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런 날은 꼭 전화벨도 몇 번씩 울리게 마련이지요. 반가운 지인들의 전화도 아니고 "무슨 무슨 폰으로 가입을 하시라"는 스팸 전화 따위들입니다. 이런 전화 받느라 고기 반죽 묻는 손 닦고 하던 일 멈춘 걸 생각하면 수화기를 내팽개치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나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김밥처럼 말아 얼린 후 칼로 싹싹 썰어 만드는 동그랑땡'입니다.

편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동그랑 땡, 함께 만들어볼까요?

▲ 반죽을 오래 치대어 끈기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 이효연


보시는 바와 같이(사진 위) 일단 고기 반죽을 치대 끈기 있게 만들어 둔 다음, 김발 위에 위생비닐을 깔고 그 위에 고기 반죽을 얹어 돌돌 말아 줍니다. 김밥을 마는 것과 같은 요령이에요. 너무 꽉 누르면서 말면 반죽이 다 삐져나옵니다. '동그랑 땡 옆구리 터지는 소리' 듣지 않으려면 살살, 가볍게 말아주어야 합니다.

이렇게(사진 아래) 김밥 모양으로 긴 막대 모양을 만든 다음, 각각의 막대를 위생비닐에 잘 감싸서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넣고 냉동고에 넣어서 하룻밤 정도 얼립니다.

▲ 김발을 이용해 고기반죽을 말면 손쉬워요 ⓒ 이효연


▲ 사각 막대가 충분히 얼어야 칼로 썰기 쉽습니다. ⓒ 이효연


그런 다음 실온에 꺼내 5분 정도 놓아두어 썰기 딱 좋은 상태가 되면 고른 두께로 썰면 됩니다.

▲ 칼로 썰면 고른 두께의 동그랑땡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 이효연


그 다음에는 위생봉투에 적당한 양을 담아 밀봉한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되는 거지요. 쉽죠?

▲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저장해두면 한동안 반찬걱정을 덜 수 있어요. ⓒ 이효연


냉동실에 '봉지 봉지 열렸네' 노래가 나올 정도로 가득 찬 동그랑땡입니다. 이번에 만든 동그랑땡은 돼지고기 다짐육 1만원 어치, 쇠고기 다짐육 7천원 어치, 그리고 샐러리(저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요리에 샐러리를 많이 넣는 편입니다. 잡냄새도 없어지고 아삭한 식감이 아주 좋거든요?) 2줄기, 당근, 피망, 마늘, 버섯, 호박, 양파 등을 갈아 넣었습니다. 이때 멸치가루나 다시마 가루를 좀 넣어도 맛이 좋습니다. 손이 좀 가더라도 집에서 여러가지 채소를 넣어 동그랑땡을 만들어 냉동해두면 언제든 급한 대로 몇 개 씩 꺼내서 먹을 수 있어 편리하지요.

익혀낼 때에는 팬에 기름을 둘러 적당히 달군 후 동그랑땡을 올리고 중→약 불로 옮겨가면서 여유 있게 구워내면 되구요. 센 불에서 익히면 고기에서 나오는 육즙 때문에 표면은 새까맣게 타고 속은 설익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 사다 둔 돈가스용 안심 고기를 빵가루 묻혀 냉동해 둘 생각입니다. 7천원 어치 두 근을 구입했는데 어른 손바닥 크기 돈가스가 15장 정도 나오네요. 이 역시 켜켜이 비닐을 깔고 플라스틱 통에 넣어 냉동해두면 한동안 반찬 걱정 없이 마음 든든하게 상을 차릴 수 있을 거예요.

▲ 약불에서 서서히 익혀야 속까지 고르게 익습니다. ⓒ 이효연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이효연의 요리를 들려주는 여자 블로그 http://blog.empas.com/happymc/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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