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검찰은 BBK 진실 말할 수 있을까
핵심참고인 출국 상태인 데다 정치권 압박은 점점 심해져
▲ 김경준 전 BBK대표가 수갑과 포승줄에 묶인 채 19일 0시 15분경 서초동 서울중잉지검을 나와 서울구치로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
"검찰이 지금쯤 그 때 대략적인 결과를 내놓겠다는 언질을 줄 필요가 있지 않나. 대선이 20일도 남지 않았는데 국민들도 결과를 봐야하지 않겠나.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계속 한다면 국민들도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을 찾아야 하고…."
"처음 말씀드렸듯이 최대한 신속히, 철저히 실체를 규명해서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기조는 지금도 유효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결국 김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중간 수사 발표 시점이나, 수사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해외로 출국해버린 핵심 참고인들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차명재산 관리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정씨가 변호인과 함께 13일 오후 2시 검찰에 출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0일은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 후보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았던 도곡동 땅의 지분 일부를 가지고 있고 ㈜다스의 지분 48.99%를 갖고 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다스가 김경준씨가 설립한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검찰의 수사에 진척은 있는지, 수사 결과 발표가 대선 전에 이뤄질 수 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또 사건 관련 핵심 참고인들이 출국해있는 상태이고 자금 추적의 경우 해외로 연결된 계좌가 많아 수사에 장애가 되고 있다. 김 차장검사도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형사법이 미치지 않는 해외계좌나 해외에 체류중인 참고인에 대한 수사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한 바 있다.
우선 ㈜다스의 지분 46.85%를 소유하고 있어 BBK 투자경위를 설명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대주주, 이 후보의 형인 상은씨가 중국으로 출국해있는 상태다.
또 지난 1일 서혜석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가장 수상쩍은 회사로 지목한 오리엔스캐피탈(오리엔스캐피탈은 BBK에 49억 투자한 뒤 104억원을 돌려받았다) 회장 조모씨나 2001년 11월 이 후보와 김경준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던 심텍 사장 전모씨도 해외에 체류 중이다.
김 차장검사는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말로 수사 진행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했다.
대통합민주신당·한나라당 번갈아가며 항의 방문
▲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김근태, 손학규, 한명숙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80여명의 의원들이 29일 낮 BBK수사와 관련해서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하기 위해 청사로 걸어가고 있다. ⓒ 권우성
게다가 대통합신당과 한나라당은 매일 폭로와 해명을 주고 받으며 한 목소리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29일 대통합신당 의원들은 긴급 의총을 열고 검찰에 BBK 수사 결과 발표와 이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대검에 항의방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신당의 항의방문은 사실상 공작수사를 하라고 검찰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30일 오후 대검에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의 대검 항의 방문은 한나라당 경선이 치러진 지난 8월 도곡동 땅 수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박근혜 의원을 지지하던 한나라당 의원 11명이 "수사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대검을 항의방문했고,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 후보를 지지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밤새 대검 앞에서 항의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도곡동 땅 수사 때 검찰은 "제3자의 소유로 보인다"는 애매한 발표와 함께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어떠한 해석도 내놓지 않았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난 26일 취임사에서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없는 것은 없다고 할 것"이라며 확실한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구속 수감 중인 김씨를 기소하기까지 주말을 제외하면 3일밖에 남지 않았다. 수사의 난항, 정치권의 압력 행사를 검찰이 어떻게 뚫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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