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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충격에 빠뜨린 엽기적 유아사망

등록|2007.12.03 20:56 수정|2007.12.03 20:56
최근 독일의 슈베린이란 곳에서 만 5세의 여아가 굶주림 끝에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같이 사는 보호자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일어난 일이라 충격은 더했다.

죽은 아이의 몸무게는 또래 평균인 2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7.4㎏에 불과했고 몸에 상처도 발견됐다. 담당 검사는 "부모가 여러달 동안 아이에게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고통스럽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물론 두 '보호자'는 살해혐의로 즉각 체포됐다.

일간 <빌트>에 따르면 아이의 보호자는 여러 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길렀고, 수용시설로 넘겨질 당시 애완동물들의 영양 상태는 아주 양호했다. 체포 당시 아이의 보호자는 자기 애완동물을 잘 돌봐 줄 것을 당부하는 인면수심을 보였다고 한다.

아무튼 사건 직후 해당 관청인 청소년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아동보호 체계의 개선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슈베린 시장은 아동 및 청소년 보호체계에 허점이 있었음을 시인했지만 청소년청의 직무유기는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의 불행한 죽음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더 많은 사회적 경각심을 호소했다.

연방의회 가족위원회의 의장은 각 가정이 아동을 제대로 돌보는지 감시하는 사전조사 의무제의 도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반면 기민기사연합은 새로운 감시기구를 통한 국가차원의 개입요구에 유보적인 태도를 비쳤다.

하지만 그 사이 슈베린에서는 또 다른 아동학대 사건이 알려졌고, 베를린에서는 경찰이 적절한 음식물과 양육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 셋을 발견해 청소년청의 보호에 맡겼다.

이 같은 사례는 아동보호 체계의 개선 논쟁에도 아랑곳 없는 독일의 아동학대 문제가 현재진행형의 시급한 사안임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사회적 빈곤계층에서 그런 불행이 더 빈번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기 아이보다 애완동물을 더 사랑한 그 인면수심의 '보호자'도 결국 하르츠IV라는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실업자 신세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산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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