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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을 왜곡해서도 안되고 뇌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

[주장] 2000년 전 성경에서 말하는 판관이 가져야할 덕목을 깊이 되새겨야

등록|2007.12.05 11:31 수정|2007.12.05 11:31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모든 성에 판관들과 관리들을 세워, 그들이 백성에게 올바른 재판을 하게 해야 한다.
너희는 공정을 왜곡해서도 안 되고 한쪽을 편들어서도 안 되며 뇌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 뇌물은 지혜로운 이들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이들의 송사를 뒤엎어 버린다.
너희는 공정을 왜곡해서도 안 되고 한쪽을 편들어서도 안 되며 뇌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 뇌물은 지혜로운 이들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이들의 송사를 뒤엎어 버린다."

구약성서 신명기편에 나오는 ‘판관이 지켜야할 규정’이다. 지금부터 2천년 전에도 판관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사건을 대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아니 지금의 검찰이나 판사들에게 정말로 딱 들어맞는 말인 것 같다. 정치는 유한해도 법치는 무한하다는 상식적인 원칙이 아니더라도 평등한 사회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벌삼성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이 ‘BBK 사건’을 올바르게 수사하고 공정을 왜곡하지 않는 발표를 함으로써 정치와 비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불공정한 처세로 사건을 대하는 모습에서 ‘국민의 검찰’이나 ‘공정한 검찰’의 모습을 찾아보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김경준이 쓴 메모가 만약에 사실이라면 검찰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국민을 위한 검찰도 아니고 정의를 실현하는 검찰도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떡값이라는 뇌물에 눈이 먼 이익집단으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압력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한 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재벌삼성의 관리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면서 떡값을 받은 것으로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지명된 임채진 검찰총장의 태생적 한계와 불가피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국민과 국가에 큰 불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BBK 사건’의 핵심은 주가조작에 이명박 후보가 관여했는가와 BBK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이번 ‘BBK 사건’의 핵심 당사자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명박 후보가 만약에 대선후보도 아니고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라면 검찰이 지금처럼 수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과 권력 앞에서 검찰수사는 공정하지도 않았고 떳떳하지도 않았다. 특히, 이명박 후보가 과거 법 위반이나 많은 위법 행위로 의심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수사의 입장에서 보면 증거 인멸이나 죄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소환수사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1만원을 훔친 것 때문에 전국에 지명수배되고 그 압박으로 취직도 못하고 공사판을 전전하다가 불심검문에 걸려 구속된 피의자를 생각하면 이번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와 ‘무권유죄(無權有罪) 유권무죄(有權無罪)’의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상식으로 분명하게 확인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땅의 검사와 판사들에게 성경의 신명기편에 나오는 ‘판관이 지켜야할 규정’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간절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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