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삭힌 젓갈로 차린 밥상... 제대로 맛집이네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뜨거운 돌솥밥과 잘 어울리는 젓갈백반
▲ 이 밥상의 정식이름은 젓갈백반이 아니고 고등어구이백반이다. 하지만 젓갈백반이나 진배없다. 2인상부터 주문가능하다. 3인이나 4인상은 이보다 더 차려진다고 한다 ⓒ 맛객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할지 몰라도 음식은 서울로 통한다. 전라도의 검붉은 젓갈김치도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깊은 맛을 덜어내야 한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말랑한 구룡포의 과메기도 서울에서는 꽁치포로 변신해야 인기가 높다.
이처럼 서울의 입맛은 전국의 모든 향토색 을 죽여 서울식으로 바꿔버리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러니 전라도식 식당을 표방하는데서 먹는 음식이 성에 찰리 만무하다. 특히 한정식의 무심한 맛은 대번에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공기밥 한 그릇을 비우고 싶게끔 만든다. 깔끔하고 세련된 퓨전음식이 각광받는 요즘, 토속적 입맛은 외식을 금해야 하나.
혼자 주방을 관장하면서 식탁 도우미 역까지 소화하는 주인 이순례 여사가 직접 담근 것이다. 친정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내림손맛이란다. 원 재료에 따라 담그는 시기나 첨가하는 양념이 다르다보니 젓갈마다 고유한 풍미가 있는 게 시장표와의 차이점이다.
검붉다 못해 시컴해보이기까지 한 어리굴젓, 혀에 착 감기는 감칠맛은 밥을 달게 한다. 멸치젓과 갈치속젓의 곰삭은 맛은 알싸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젓갈 한 가지씩 맛보다 보면 금세 밥이 부족해진다. 이 집의 밥이 젓갈맛을 살려 주는 데는 즉석에서 짓는 돌솥밥이 한몫 한다.
암! 그렇고 말고. 젓갈은 갓 지은 뜨거운 밥에 먹어야 제맛이렸다. 젓갈에 혀가 아려올 때쯤이면 팔팔 끊는 돌솥누룽지가 나온다. 다시 젓갈이 입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식당 밥이 아닌 집에서 먹은 것과 같은 포만감이 든다. 이때 동행이 한마디 한다.
“제대로 맛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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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혼자서 상차림을 하는데다 돌솥 밥을 짓는데 시간이 걸린다. 도착 10여분 전에 미리 전화를 걸어 주문해두면 기다리는 시간을 덜 수 있다. 2인상부터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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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식당(02-2252-5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