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한표 행사하러 한국에 갑니다

패배주의에 젖어서 총선만 바라보는 정치인들 정신차려라

등록|2007.12.08 11:20 수정|2007.12.08 11:20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오른쪽)가 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 기념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 시작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와 밝게 웃고 있다. ⓒ 유성호


7일 후배로부터 메일이 왔다.

"큰일 났어… 정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려나 봐. 어떻게 좀 해봐여…."

정말 답답한 모양이다. 독일에 있는 나에게 이런 메일을 보낼 정도로! 한국뉴스를 보니 "정동영, 문국현 단일화 협상 무산" 소식을 전한다. 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10년 전 국가부도 직전상태의 정권을 물려주고, 비정규직, 양극화 심화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던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다.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탈세 목적의 자녀위장취업, 선거법 위반, 부적절한 언행, 차명재산 의혹 등 하나 하나  도덕적 비난의 대상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법률을 위반하는 중대한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은 40퍼센트대, 부동의 1위다. 뭔가 정상은 아니다.

각종 법률위반에 대해서 검찰이 팔짱끼고 있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국민들만이라도 제대로 판단해 주어야 하지 않나. 아니 지식인들만이라도 국민들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덕이 밥 먹여주냐", "도덕성보다 경제가 우선", "성공, 성공" 등 말만이 나부낀다. 지식인들은 침묵하고, 한편에서는 떼지어 유력후보에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 죽은 지식인의 사회다. 국민이 노망든 것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노망들었다.

시민사회 원로들은 민주세력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중재도 나섰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아쉽다. 정동영, 문국현 후보 모두 절박함이 없다. 문국현 후보의 정동영 사퇴를 전제로 한 단일화 주장, 한발 물러 대통합민주신당 140명 의원 전원 다음 총선 불출마 요구 등은 단일화를 염두해 둔 것이 아니라 다음 총선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패배주의다.

정동영·문국현 후보에겐 단일화의 절박함이 없다

시민사회는 단일화를 촉구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도덕적 가치기준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 국민들을 직접 상대로 설득해야 했다. 지금이라도 시민사회, 지식인들은 말해야 한다. 부도덕한 성공은 실패라는 것, 시대정신은 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좀 해봐요…."

후배의 말이 절박하게 들려온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한 표 행사하러 한국에 가야겠다. 9일 일요일 비행기표를 급히 예약했다. 11시간 날아서 간다. 국민들은 아주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러 간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보여주러 간다. 패배주의에 젖어 총선만 바라보고 있는 정치인들 정신 차리라고 간다. '대한민국 앞으로'를 걱정하는 사람들, 걱정 덜어 주러 간다.  

훗날 "2007년 12월 19일,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추궁당할까봐 간다. 벽에 가려서 후보의 잘못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유리벽 넘어로  법위반 사례 하나 하나 보면서도  끔쩍않는 국민들이 보다 더 쉽게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그 유리벽 깨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러 간다.
덧붙이는 글 남경국 기자는 독일쾰른대학교 '국가철학 및 법정책 연구소' 객원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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