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몰래산타들의 따뜻한 나눔, 올해도 이어진다

경기도 안양에서 120여명의 산타가 소외된 어린이를 찾아갑니다

등록|2007.12.09 20:04 수정|2007.12.09 20:04
"산타가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일년에 하루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몰래산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소외되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찾아갑니다. 하지만 몰래산타들은 봉사를 통해 오히려 행복과 기쁨을 맛본다고 말합니다."

120여명의 자원봉사자 '몰래산타'로 나선다

▲ 2006년 몰래산타 행사 사진 이모저모 ⓒ 빚진자들의집


안양 빚진자들의 집(공동대표 박은경 송용미)은 오는 23일 저녁 7시 만안구청 강당에서 몰래산타 120여명이 모여 발대식을 열고 결손가정, 장애아동 등 안양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 200여명을 찾아 '크리스마스' 인사와 선물을 전하는 따뜻한 나눔의 행사를 벌인다.

이날 선물을 받는 어린이들은 '몰래 산타'의 방문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선물과 카드는 두 달여 동안 지역 단체와 기관을 통해 추천받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후원자들이 선물을 준비하고 100여명의 몰래산타 자원봉사자가 전달하기 때문이다.

몰래산타 행사에 참여하는 후원자들도 다양하다. 모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사랑의 저금통'을 들고 찾아오고 100여명이 넘는 산타봉사자, 차량지원·운전봉사, 선물 구입·포장, 안내 등을 맡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격려하는 봉사에 직접 참여한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돼 5년째를 맞고 있는 금년도 '몰래산타' 행사는 티브로안양방송, 안양시민신문사, 2001아울렛안양점, 뉴코아아울렛평촌점, 안양우체국 등이 후원한다.

'몰래산타' 대작전은 추천하고자 하는 후원자나 시민이 어린이에 대한 바람, 산타에게 바라는 것 등의 사연을 빚진자들의 집에 보내면 된다. 편지를 받은 곳의 주소는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1110 안양우체국사서함 50호 몰래산타 앞이다. 문의: (031)441-2688

12일 박영린의 몰래산타이야기 자선공연

▲ 몰래산타 후원을 위한 자선공연 포스터 ⓒ 최병렬


특히 금년도에는 '빚진자들의 집'과 '안양챔버오케스트라(감독 박영린)'가 손을 잡고 12월 12일 오후 7시 안양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박영린의 몰래산타이야기' 타이틀로 송년자선음악회를 열고 수익금으로 몰래산타 선물을 마련할 예정으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사단법인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의 자매팀인 안양 챔버의 '제9회 가족음악회'로 진행되는 이날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백은영, 바리톤 박병훈, 피아노 홍순미, 색소폰 노용문씨 등이 함께 협연하는 등 2시간 동안 해설을 곁들이는 음악 공연의 무대로 마련한다.

이날 자선 음악회는 안양챔버오케스트라의 주최 ANP30 주관으로 마련되어 메트로병원, 안양KT&G프로농구단,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주)서강유통, 그랑팰리스웨딩홀, 법무법인 시민, 예디자인공작소 등이 협찬하고 안양시, 안양방송, 안양시민신문이 후원한다.

"봉사를 하는 제 자신이 희망을 얻어갑니다"

▲ 몰래산타 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 ⓒ 최병렬


지난해 '몰래산타' 봉사자로 활동했던 한 시민은 "소외된 가정과 어려움에 지쳐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훈훈한 마음을 전해준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작은 것 같지만 희망을 준다는 것은 내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다른 봉사자는 "정말 좋은 시간 좋은 경험 그리고 좋은 마음 좋은 기회였습니다. 아이들 한 번 보듬어 안기만 했을 뿐인데, 저는 너무나 많은 것을 얻어가고 제 나름의 '기회'라는 것까지 챙겨가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성탄되겠습니다"고 느낌을 적었다.

빚진자들의 집 관계자는 "'몰래산타'를 통한 이웃사랑과 나눔은 성탄절에 한 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으로 아니라 연을 맺은 어린이들은 2007년 성탄절의 몰래산타를 시작으로 새학기, 어린이날, 추수감사절까지 일년 동안 4번 정도 산타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곁에 산타는 분명히 있다. 선물보따리를 들지 않았어도, 빨간 옷에 턱수염을 하지 않았어도 산타는 있다. 산타는 내 마음 속의 산타다. 크리스마스에만 나타나는 산타가 아니라 항상 생활속에서 이웃을 생각하는 산타가 바로 산타클로스가 아닐까 싶다.

▲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몰래산타 이야기 ⓒ 몰래산타카페


'몰래산타' 이야기는 우리고을 우리동네 아이들의 작고 예쁜 소원을 이루어 주고자 지난 2003년 안양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으로 청년단체, 복지기관, 사회단체 등도 나서 아이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전해주고 있다.

그 씨앗을 뿌린 '빚진자들의 집'은 성경의 '사랑의 빚진 자 되어'란 구절에서 딴 것이다. 한 마디로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의 집으로 1996년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으며 2003년 불황의 여파로 어려울 때 어린이들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몰래몰래 산타 대작전'을 시작한 이후 연중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몰래산타' '사랑의 산타' 등 명칭도 다르고 젊은 청년부터 노인까지 연령층도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붉은 산타복장에 하얀수염을 붙이고 선물 보따리를 들고 이들이 찾은 곳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의 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몰래산타들의 활동은 매우 풍성했다.

특히 2004년 경기청년단체협의회 청년 100여명의 '몰래산타 대작전'을 시작으로 3회째를 맞이하는 지난 2006년에는 포털사이트 NHN(네이버)와 교보생명이 후원으로 전국 7개 광역 시·도에서 4천여명이 참여해 아동과 독거어르신에 선물을 지원하는 '사랑의 몰래산타' 행사가 펼쳐졌다.

또한 안양종합자원봉사센터 노인자원봉사단 일삼세대동화마당팀으로 활동하는 40명의 '사랑의 산타팀'이 2인1조로 편성돼 안양 어린이집 등 75개소를 방문하여 선물 전달과 마술, 캐롤, 유아 레크레이션 등으로 크리스마스 산타이벤트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다음카페 몰래산타(http://cafe.daum.net/happysanta50)에는 '몰래산타'이야기가 시작된 배경과 자원봉사자 활동 참여와 선물 등 후원방법 뿐 아니라 산타할아버지에게 보내는 소원편지와 아이들이 보내 온 답장편지 등 보다 자세한 사연들을 살펴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