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엄사 구층암화엄사 구층암 ⓒ 강혜리
▲ 화엄사 구층암구층암 기둥 ⓒ 강혜리
위의 그림은 천년고찰 화엄사의 부속암자인 구층암의 모습입니다. 어느 익살스런 스님의 아이디어로 탄생되었음직한 이 집은 가운데 기둥 두 개를 자연 그대로의 모과나무로 세웠습니다. 건축주의 의도를 잘 간파한 목수 또한 재치있는 솜씨로 집의 정 중앙에 이런 파격적인 배려를 하였는데 기술적으로 보면 반듯한 기둥보다도 훨씬 작업하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 개심사 범종각꾸불 꾸불한 자연 상태의 나무 그대로를 기둥으로 세웠다. ⓒ 이재은
▲ 개심사 범종각슬라브 지붕에 지은 범종각 ⓒ 이재은
▲ 강운봉 가옥제주도 강운봉 가옥 ⓒ 다음 검색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둥을 거꾸로 세운 것은 아마도 이 집이 지어질 당시 제주도에 목재가 귀했을 것 같습니다. 기둥을 제대로 세우면 기둥의 상부에서 도리와 보가 지나가는 장부를 제대로 딸 수가 없기 때문에 철칙을 차라리 무시하고 나무를 거꾸로 세워 도리와 보를 잇도록 한 것입니다. 용재의 기본 법칙을 무시한 이상 그 배치 또한 과감하게 툇마루 한 중앙에 그를 세워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손때를 묻히게 함으로써 극과극이 서로 통하게 하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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