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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름답던 옥돌 해안이...이를 어째"

해옥으로 유명한 파도리 해변, 돌 들춰내면 기름 범벅 냄새 진동

등록|2007.12.11 18:11 수정|2008.01.17 11:48

파도리유조선 충돌 사고로 원유가 태안 중.북부권 해역을 뒤덮은 가운데 파도리 해수욕장에 유입된 기름으로 해옥들이 기름범벅된 모습 ⓒ 정대희


충남 태안군 중·북부권 해역이 지난 7일 오전 7시 30분에 발생한 유조선 충돌 사고로 ‘기름 바다’로 변해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밀물 때부터 서서히 밀려든 기름으로 인해 아름다운 해옥으로 이뤄진 파도리 해변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특히 파도리 해변은 수천 년간 파도와 옥돌들이 서로 부딪쳐 갈리면서 만들어 낸 해옥으로 관광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던 곳이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마을 주민과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기름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원유가 해옥 틈으로 스며들며 작업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태안군유조선 충돌 사고로 원유가 파도리 해변으로 유입, 해옥 틈으로 스며든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발을 사용하고 있는 지역주민들 모습 ⓒ 정대희


실제로 파도리 해변은 겉으로 보기에는 피해지역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기름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상단에 위치한 돌을 조금만 들춰내면 기름 냄새와 함께 기름 범벅이 된 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헌옷과 천을 이용하여 마치 쌀을 씻듯이 기름 범벅된 돌을 닦아내던 이 지역 주민은 “파도리 해변은 다른 해수욕장들과 달리 모래사장이 아닌 해옥으로 뒤덮여 있어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면서 “헌데 지금 그렇게 아름다운 해옥이 다 기름범벅이 되었으니 이를 어쩌면 좋냐”고 말을 잇지 못했다.

파도리유조선 충돌 사고 5일째, 파도리 해변에 유입된 기름이 해옥 틈으로 스며들어 지역주민들이 마치 쌀을 씻듯이 기름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 정대희


파도리 해변은 그래도 기름 제거 작업을 하는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매일 일정량 이상 기름이 제거되고 있으나, 바로 옆 아치네 해변은 그렇지도 못한 상황이다. 현재 이곳은 인적 하나 없이 그대로 방치돼, 이미 원유가 백사장에 스며들었지만 기름 제거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치네유조선 충돌 사고 5일째. 태안 중.북부권 해역이 기름바다로 변해버린 가운데 아치네 해변은 기름이 모래사장으로 스며들어 겉보기에는 피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조금만 모래를 퍼내도 기름냄새가 진동한다. ⓒ 정대희


파도리 해변처럼 아치네 해변도 겉보기에는 피해 수위를 짐작할 수 없지만 모래를 조금만 퍼내도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것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또, 기름 제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해변은 물론 바위 틈으로 흘러든 기름이 그대로 방치, 2차 오염도 예견되고 있다.

한편, 초기 방제 작업은 물론 후속 조치로 인한 방제작업도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모항~태안화력에 이르는 피해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이 지역에 유입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염은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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