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총기탈취·기름유출도 참여정부 재앙"
유세 중 여권 향해 "말로는 못 당해" 너스레도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청앞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이명박 후보가 12일 강원도 춘천을 시작으로 원주 연세대 테크노밸리, 충북 제천, 경북 영주와 안동 등 3개 도를 경유했다. 경호상의 이유로 사흘간 접었던 거리 유세를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재개한 것이다.
이 후보의 유세에는 정몽준 상임고문, 나경원 대변인과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이계진(원주시)· 심재엽(강릉시)·박세환(철원·화천·양구·인제군)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날 이 후보 유세에는 28인승 유세 버스 1대와 의원들이 탄 검은 세단 승용차 10대 그리고 이를 앞뒤에서 호위한 지방 경찰차량 등이 뒤를 이었다.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몽준 의원은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고, 어렸을 때 강원도에서 살 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아버지가 서울에서 막노동할 때나 기업인으로 살 때 항상 강원도를 그리워했다, 여러 어르신들이 전부 아버지의 친구분 같다"고 강원도 표심을 자극했다.
"탈취범 잡을 수 있었다... 무능한 정부"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참여정부와 여권을 겨냥했다. 특히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과 태안 기름유출 사건을 예로 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이 후보는 제천 중앙동 '차 없는 거리' 유세에서 "며칠 전 강화도에서 젊은 병사를 칼로 7번이나 찔러서 죽게 만들었다, 또 한 사람은 입원했다"며 "그런데 범인은 유유히 강화도를 나와서 경기도, 전라남도에 갔다가 부산에서 편지를 썼더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어제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말한 것처럼 오늘도 "나 같으면, 강화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교량이 2개밖에 없다, 2개 (교량)만 막으면 범인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너무 일을 할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오후 서울 종로에서 붙잡힌 총기 탈취범 검거 사실을 알기 전에 나왔다.
이 후보는 또 "태안반도 기름 유출은 재앙 중의 재앙"이라면서 "이것도 바다 한 가운데서 기름이 새면 10시간 내에 기름띠를 두르게 되는데, 20시간 유유히 기다리다가 기름이 해안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사건이 생겼는데 10시간, 20시간 넘도록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며 "이게 나라가 할 일이냐, 나라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지키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 하는데 이번에 국민 생명, 재산을 잃게 만들었다"고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한 여당에 대해 "지난 5년간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부끄러우니까 이름만 바꿔서 '잘 하겠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지난 5년간 잘 했어야지, 어제 못한 사람이 내일 잘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할 말이 많은 듯 "참아야지"라고 하면서도 "입만 가지고 되는 것은 없다"고 여권을 비난했다.
이어 "토론을 나가보니까 말로는 못 당하겠다"고 너스레를 떤 뒤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을 할 때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는데, 정치인들을 만나서 (이들이) 나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방문지인 경북 상주에서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 등 경북 선대위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귀경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 이어 다음날(13일) 대구를 시작으로 거리 유세를 이어간다.
유정현, 입당 보도 부인 |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 아나운서 유정현씨는 12일 입당 사실을 부인했다. 유씨는 이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함께 강원도 춘천과 충북 제천 유세에 동참했다. 유씨는 원주 연세대 테크노밸리 연구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당한 적 없다, 보도가 왜 그렇게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난처한 기색을 내비쳤다. 유씨는 "이계진 선배(강원도 원주시 국회의원)를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이 후보의 강원도 일정과 맞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 의원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 아나운서 선후배 관계로, 유씨는 "아나운서로 입사했을 때부터 이 선배가 많이 아껴주셨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정계 입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부인했다. 유씨는 "아마 방송 프로그램의 차기 진행자 인선 과정에서 그런 소문이 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난 5일 유씨의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는 "유씨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씨가 내년 4월 있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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